홍종학 여론 악화, 민주 "안철수·유승민도 증여"

여야, 홍종학 자격 논란 고조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조각 대상,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홍 후보자의 사퇴에 당력을 모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방어 총력전에 나섰다.

홍종학 후보자에게는 '증여세 쪼개기', '학벌주의 조장 저서' 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증여세 인상을 주장해온 홍종학 후보자에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도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지난 1일 홍종학 후보자의 증여세 논란에 대해 "혁신적 세금 회피, 창조적 증여"라고 했고, "(저서에 적힌) '명문대 출신이 아닌 중소기업가는 한계가 있다' 등의 말은 벤처기업인, 중소기업인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홍종학, "명문대 안 나오면 소양 없다" 저서 논란)

다만, 국민의당은 2일 홍종학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열어주고 일단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정의당도 아직 홍종학 후보자의 적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은 홍종학 후보자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가 낙마한 후 구한 두 번째 후보자라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조각을 완성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민주당 "안철수·유승민도 조부한테 증여받아"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방어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았다면서 역공세에 나섰다. 국민의당, 바른정당에 똑같이 '내로남불 프레임'을 적용하며 맞선 것이다.

홍익표 수석부의장은 "유승민 의원은 후보자 시절 딸에게서 2억 원이라는 거액의 예금이 발견됐는데, 조부로부터 자신이 물려받은 것을 딸에게 차명으로 줬다고 해서 증여세를 냈다. 이런 건 성실 납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안철수 대표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삼촌과 조부로부터 증여받은 적이 있다. 또 안철수 후보자는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에 어머니께 전세 계약을 줬는데, 전세 계약서를 안 썼다면 이것은 증여"라고 공격했다.

홍익표 부의장은 "홍종학 후보자는 갑의 횡포를 막아선 경제 민주화의 전도사로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적임자"라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례와 같이 재벌 대기업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가진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한 기득권 차원에서의 조직적 반대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갑질 계약서' 논란

하지만 홍종학 후보자에게 '내로남불'을 적용할 만한 새로운 논란들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전날에는 홍종학 후보자의 배우자와 딸이 가진 상가 건물에 세입자들에게 '갑질 계약서'를 채용했다는 비판이 새로 제기됐다. "임대료를 2개월 이상 연체하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임대료를 밀리면 10% 상당의 연체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갑이 소송하면 소송비와 집행 경비는 을의 부담으로 한다" 등의 조항이 있는 것으로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논란거리는 홍종학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시절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세입자를 위한 정책 활동을 벌였다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홍종학 후보자 가족의 '갑질 계약서' 논란에 대해 "부동산 중개업소가 추천하는 계약서를 활용했으며 실제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계약 내용을 어겼더라도 이를 그대로 적용한 적은 없었다"며 "지적받은 내용을 최근에 알게 된 만큼 시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2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홍종학 후보자에 대해 "부인이 무슨 발레인가를 했다던데, 문화체육관광부에 '자리 내놓으라'라면서 굉장히 괴롭혔다더라"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저도 홍종학 후보를 좋아했고, 저하고도 비교적 가까운 분인데, (인사청문회 무사 통과가) 안 되겠다더라. 표리부동이 너무 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관직 임명은 국회 본회의 표결 사항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합심해 인사청문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채택하더라도, 청와대는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단, 만약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추가 의혹들이 나온다거나, 정의당마저 홍종학 후보자에게 돌아선다면 적지 않은 부담을 지게 될 수도 있다.

박지원 의원의 주장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홍종학 후보자 부인은 문체부에 어떠한 자리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문체부도 관련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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