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방미 외교단 "홍준표 부질없는 전술핵 구걸"

한국당 뺀 여야 4당 방미…"한반도 전쟁 반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으로 구성된 방미 외교단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국무부 차관 등 30여 명을 만났지만,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11일 전했다.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할 예정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국제 망신만 당하리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김두관, 국민의당 정동영,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 토머스 섀넌 미국 국무부 차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난 성과를 이날 국회에서 보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토머스 섀넌 미국 국무부 차관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방미 외교단의 질문에 "북한 핵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당에 남한에 전술핵 재배치는 논리적 모순"이라고 잘라 말했다고 이석현 의원이 전했다. 토머스 섀넌 차관은 "한반도 비핵화가 확고한 (미국의)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철우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방미단은 지난 달 13일 미국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했지만, '빈손 외교'만 하고 왔다는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러한 지적에도 오는 23일에는 홍준표 대표가 직접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 요구는 거절당할 가능성이 크다. 토머스 섀넌 차관은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에 대한 핵) 확장 억지는 확실하다. 핵과 재래식 전력과 미사일 등을 총동원해서 본토 차원에서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석현 의원은 이번 방미 외교 결과를 전하며 "홍준표 대표는 부질없이 미국에 전술핵을 구걸해서 한미 FTA 협상 전략에 불미한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며 "핵 전쟁은 남북이 공멸하는 일"이라고 만류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서는 "워싱턴에서 느낀 감은 폐기로 간다는 분위기였다"고 정병국 의원이 전했다.

정동영 의원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살리기 위해서 한미 FTA를 죽일 수 있다는 워싱턴의 관측이 있었다. 안보 문제는 미국이 맡아줄 테니, FTA는 거두라고 해석하는 미국 의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다고 한다.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논하기 위해 꾸려진 '의원 외교단'은 미국 관계자들을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왔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외교 안보 공조를 이루는 모양새를 낸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꾸려진 '의원 외교단'의 목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회 차원의 6자 회담을 준비하는 것이다. 의원 외교단은 당장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번 방미 결과에 대해 면담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월에는 중국 방문을 추진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관련 경제 제재 중단을 요청할 예정인데, 이때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도 동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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