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표결 촉각…알 수 없는 국민의당 속마음

박지원·정동영·천정배 "김명수 찬성 당론하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1일 마지막으로 야당에 협력을 하소연했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일부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찬성 권고적 당론'을 정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의원들의 소신에 따른 자율 투표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협력자인 국민의당에 특별한 마음을 담아 협조를 요청드린다"며 김명수 후보자 임명 동의안 가결 처리를 당부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에도 협력을 당부했지만, 국민의당에는 특히 '동지'라는 표현까지 쓰며 읍소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표결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회의 표결에 앞서 마지막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선 국민의당 지도부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 "사사로운 이해 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단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모든 인사 관련 인준 투표는 국회법에 따라 강제 투표가 아닌 의원 자율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며 '당론'을 정하라는 주장을 반박한 뒤, "국민의당은 헌법기관인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중립적인 입장과는 달리, 박지원, 정동영 등 일부 호남 의원들은 '당 차원에서 찬성을 권고하는 방향성을 정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공개 발언에 나선 박지원 의원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안철수, 김동철 두 대표에게 간곡한 전화를 했지 않느냐"면서 "김명수 후보자의 청문회는 역대 어떤 청문회보다도 도덕성에 하자가 없었다. 사법 개혁의 필요한 인사"는 근거를 들어 찬성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박지원 의원은 "표결 전에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우리가 명확한 입장을 발표했을 때, 오히려 우리가 선도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당론을 정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론 결정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향해서는 "이번에 가결시켜주더라도, 만약 협치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에 의해 다시 부인됐을 때 우리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며 감사원장, 헌법재판관, 대법관 인사 등이 남았음을 언급하며 설득에 나섰다.

같은 당 정동영 의원도 "대법원장 인준 같은 중대한 투표에서 책임 있는 정당이 어떤 방향을 갖지 않는 것은 책임 정치의 주체로서 문제가 있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방향을 정해야 한다"면서 '권고적 당론'을 정하자고 촉구했다.

천정배 의원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나와 김명수 후보자 인준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고, 국민의당이 '권고적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천정배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사법부 수장을 정하고, 당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좌우되는 그런 중요 사안인데, 당의 책임자로서 분명한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옳다"고 안철수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원회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당 지도부에 협조 전화를 하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안철수 대표와 만남을 제안한 데 대해 "평소에 좀 그렇게 하지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한편으로 (여당 쪽에서) 이런 사실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개운치 않다. 통과되면 자신들 노력 덕분이고, 부결되면 국민의당 때문이라는 명분 쌓기 아닌가"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대표가 어떻게 얘기한다고 해서 바뀐다면 그것 역시 구태가 아닌가"라며 당론 결정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격론 끝에 이날 의원총회는 아무 결론 없이 정회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권고적 당론'을 정하자는 일부 호남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의원 전체를 상대로 찬반 입장을 파악해본 결과 반대 의견보다는 찬성 의견이 다소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민주당의 이탈표가 전혀 없다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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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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