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은 깨끗하다? 2008년 청문회서 병역기피ㆍ탈루 의혹

'부동시'로 병역면제…'4+1' 중 2가지 의혹 해당

국무총리로 내정된 김황식 감사원장은 중도 낙마한 김태호 후보자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 '8.8 내각'에서 김태호 후보자까지 3명이 낙마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 이른바 '4+1(위장전입, 세금탈루, 병역기피, 논문표절 + 자녀 이중국적)' 가운데 김황식 후보자는 해당 사항이 없을까?

일단 현재까지 김황식 후보자에 대한 평은 그리 나쁘지 않다. 또 과거 청문회를 통해 이미 검증된 후보 아니냐는 것이 그 전제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김황식 후보자가 대법관에서 감사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치러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쟁점을 보면, 김 후보자는 병역기피, 세금탈루의 2가지에 해당되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징병 신체 검사 때는 나쁘던 눈이 법관 임용 신체 검사 때는 좋아졌다?

▲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연합뉴스

지난 2008년 있었던 김황식 감사원장 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김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이었다. 김 후보자는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심하게 나는 시력장애의 일종인 '부동시(不同視)'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문제는 이 '부동시'의 정도가 징병 신체 검사 때와 법관 채용 신체 검사 때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다. 법관 임용 전 이뤄진 신체검사에서는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0.1밖에 되지 않았다. 병역을 면제받을 수준은 아닌 것이다.

당시 김황식 후보자는 "공무원 임관 신체검사여서 검사하는 사람이 안경 쓰고 '괜찮냐'고 하면 넘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계속된 추궁에 "(징병 검사 때와 공무원 채용 검사 때 확인된 좌우 시력 차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고등학교 생활 기록부에서 체육은 '수'였고 신체적으로도, 체격적으로도 국민들이 보기엔 군대를 면제받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관이 '몰라서' 아들 대학원 등록금 700만 원 불법 소득 공제

세금 탈루 의혹도 불거졌었다. 당시 거론된 탈루 의혹은 2가지다. 첫번째는 누나들로부터 2억 원을 빌렸지만 이자를 내지 않아 사실상 증여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2억 원이 형제 간 채무가 아니라 증여일 경우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이자를 갚지 않아 얻은 이익은 뇌물에 해당한다"는 김 후보자의 판사 시절 판결을 거론하며 "본인의 과거 판결에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공격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2억 원은 누님들이 딸 혼사와 공직생활 자금으로 빌려준 것으로 퇴임 후 갚으려고 했던 것"이라 해명했었다. 지난 4월 공개된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김 후보자의 재산은 총 10억 원이다.

또 한 가지는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6년, 미국 유학 중인 아들의 교육비 700만 원을 불법으로 소득공제를 받은 문제였다. 자녀의 대학원 등록금은 소득공제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는 이 돈을 소득공제 받았다.

이런 야당의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학원이 소득공제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을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부당하게 환급받은 세금도 반납하겠다고 덧붙였었다.

여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