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노동행위' 김장겸 사장, 12시간 고강도 조사 받아

취재진 질문에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실히 답변"

김장겸 MBC 사장이 부당노동행위와 관련,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자진 출석해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5일 밤 10시12분께 귀가한 김장겸 사장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와 조합원 업무 배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6개월밖에 안 된 사장이지만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실히 답변했다"면서도 '부당노동행위 혐의 인정하는지', '정치권에 구명 활동했는지' 등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정당한 조합활동을 한 것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일컫는다. MBC 노조원들은 2012년 파업 이후 6명이 해고됐고 수백 명이 징계를 받거나 비제작부서로 전보됐다. 김 사장은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등 핵심 요직에서 이를 총괄한 책임자로 지목돼왔다.

서부지청은 최저임금제 위반, 근로계약서 미교부, 일부 퇴직금 미지급 등 위반 혐의도 적발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사장은 이날 고용노동부 자진출두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도 “취임 6개월 밖에 안 된 사장이 정권의 편인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노동행위를 했겠냐”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김 사장의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MBC노조는 “김장겸의 범죄 행각은 김장겸 말처럼 6개월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며 “이미 사장 취임 이전,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시절부터 누적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MBC의 실세로 군림하며 수많은 부당 노동행위를 실무에서 총괄 지휘했다는 주장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장겸 사장은 과거 보도 부문의 인사권자로서 불공정 왜곡보도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징계하고 부당 전보했다. 또한, 보직부장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듣지 않으면 보직에서 쫓아냈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재철 전 MBC 사장도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출석해 3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서부지청은 이날 김 전 사장 재임 당시 이뤄진 MBC 노조원 교육프로그램 인사발령 등과 관련해 집중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당시) 본부장들이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나을 거 같다고 했다"면서 "부당노동행위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MBC 특별근로감독과 관련해 "MBC PD·기자들을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배치해 상식 밖의 관리를 한 일이 확인됐다"며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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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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