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잔혹사 중심에는 신동호가 있다"

"'김장겸·신동호 블랙리스트' 명단 공개 비롯한 응분의 조치 취할 것"

"뉴스를 전하는 사람으로서 확신을 가지고 사실을 전해야 하는데 방향이 정해져있는 수정하고 싶어도 수정할 수 없는 앵커 멘트를 읽어야 했습니다."(이재은 아나운서)

MBC 아나운서 27명이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들은 22일 서울 상암동 MBC 방송국 앞에서 출연 거부 및 업무 거부 기자회견 갖고, 지난 정권에서 받은 인사 차별과 업무 탄압을 토로하며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피디수첩>을 진행한 손정은 아나운서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인사 차별을 받은 대표적인 아나운서다.

손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 이후 여러 방송에서 배제됐고, 2015년 이후에는 라디오 뉴스만 진행했으며 그나마 하고 있던 저녁종합뉴스마저 내려오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소문으로는 임원회의에서 한 간부가 '손정은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 때문에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신동호 국장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손 아나운서 섭외를 요청할 때마다 '손정은 말고 다른 사람은 없냐?'며 그의 출연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호 국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2014년 비제작부서로 발령받은 신동진 아나운서는 현 MBC 경영진은 "부당전보자들의 발령지는 그 사람이 가장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김범도 아나운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스케이트장 관리입니까? 입사 31년 차 라디오 건강프로그램 10년 진행하고 의학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주경야독으로 공부한 황선숙 아나운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심의국에서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아나운서 잔혹사 중심에 있는 신동호는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를 팔아치운 신동호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동기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 배경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아나운서는 "제 동기(김소영 아나운서)는 누구보다 실력 있고 유능한 아나운서였"는데 "지난해 10월 <뉴스투데이>에서 갑자기 하차하게 된 이후 10개월 동안 방송을 할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당했고 떠밀리듯 회사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 7월 10일 MBC를 퇴사했다.

그는 "지난 5년간 11명의 선배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회사를 쫓기듯 떠났고 11명의 선배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제 하나밖에 없는 동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넘어 자괴감과 무력감·패배감 때문에 괴로웠다"며 "(동료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사무실에 앉아있는 게 고통스러웠다. 더 이상 누구도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나운서국 외 비제작부서로 전보된 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범도, 김상호, 이주연,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한준호, 류수민, 허일후, 손정은, 김나진, 서인, 구은영, 이성배, 이진, 강다솜, 김대호, 김초롱, 이재은, 박창현, 차예린, 임현주, 박연경 등 27명은 지난 18일부터 출연 거부 및 업무 거부를 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공식 홈페이지에 '시청자에게 드리는 글'을 게시했다.


아나운서
들은 "영상기자들의 블랙리스트 문건이나 고영주 이사장의 녹취록 같은 물증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을 뿐, 가장 심각한 수준의 블랙리스트가 자행된 곳이 바로 아나운서국"이라며 "오늘 저희는 그동안 김장겸 사장 등 현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저지른 잔인한 블랙리스트 행위, 막무가내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야만적인 갑질의 행태를 온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불법과 위법을 자행한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이 법의 심판을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이들 세력과 영합해서 악랄한 언론 탄압에 앞장섰던 아나운서 출신 공범자들에게도 적절한 시기에 명단 공개를 비롯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현재 출연 거부 및 업무 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신동호 국장과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이 아니다. 신 국장과 함께 '배신 남매'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배현진 앵커는 기자로 전직해 아나운서국 소속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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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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