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류' 도의원, '홍데렐라'...물난리 때마다 '물 먹는' 한국당

홍준표 '장화 의전' 논란…과거 '수해 골프', MB "기왕에" 발언까지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 와중에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연수를 다녀온 일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자당 소속 도의원 3명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학철·박봉순·박한범 도의원에 대해 "지역민이 재난 피해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난 것은 공직자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제명을 결의했다. 이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도의원은 지난 16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둘러보는 8박 10일짜리 유렵 연수를 떠났다가 논란을 빚었다.

특히 김학철 도의원은 지난 19일 해외 체재 중 한국방송(KBS)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지 않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공분을 샀다. (☞관련 기사 : 관광성 해외연수 충북도의원 "국민은 설치류" 막말)

김 도의원을 겨냥, 정주택 한국당 윤리위원장은 "국민들에게 막말을 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도 부족한 사안"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당의 혁신 노력에 역행하는 언행에 대해 더욱 단호하고 엄격한 잣대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 "수재가 난 충북지역 도의원들이 이 와중에 외유성 연수를 가고 그 중 한 명은 국민을 들쥐로 비유한 발언을 한 데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들 도의원들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린 한국당 중앙당의 처지도 옹색하다. 지난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을 거부하고 수해 현장을 찾은 홍준표 대표도 뒤늦게 '장화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홍 대표가 선 채로 한쪽 발을 장화에 넣으려 하자 옆에서 한 남성이 허리를 숙여 그에게 장화를 신겨 주는 사진이 보도되면서였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장화도 혼자 못 신느냐", "흙수저 출신이라더니", "허리 아픈 사람이 수해 현장에는 왜 갔느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홍 대표의 봉사활동 시간이 1시간 남짓이었다는 점도 뒤늦게 알려져 입길에 올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청주 수해 피해 현장에서 장화를 신고 있다. ⓒ연합뉴스

수해 등 재해가 났을 때 정치인들이 무신경한 언행을 내놓아 질타를 받는 일은 여야를 막론하고 있어 왔지만, 유독 한국당은 전신인 새누리당(2012~2016), 한나라당(1997~2012) 시절부터 수해 관련 불상사가 잦았다.

2006년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이 수해 피해 지역인 강원 정선에서 골프를 쳤다가 큰 논란이 된 이른바 '수해 골프'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그해 7.26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성북을을 내준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2010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한 여성 이재민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니까 (마음을) 편안하게"라는 말을 건넸다가 "편안하게 먹을 수가 있어야죠"라는 울음 섞인 항의를 듣고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거꾸로 가뭄 때 피해 현장을 찾아 소방 호스로 논에 물을 직사(直射)한 사진이 논란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6월 인천 강화군 가뭄 현장을 찾아 소방 호스로 논에 물을 뿌렸는데 이에 대해 '호스로 물 뿌리는 게 정부 가뭄 대책이냐', '물을 직사로 뿌리면 모종이 다 상한다' 등의 비난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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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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