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입찰 비리 의혹' KBO...문체부, 檢에 수사 의뢰

KBO 직원 가족 회사 수상한 입찰 의혹 겨냥

문화체육관광부가 프로야구 입찰비리 의혹 관련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개별 구단의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의혹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자체 비리 의혹으로 옮아가는 와중이라, 점차 검찰의 칼끝이 KBO를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17일 문체부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KBO의 중국 진출 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과 관련, 전직 KBO 기획팀장 김모 씨, 강모 씨와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받은 양모 씨 등 KBO 관계자의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체부는 "입찰비리 의혹과 관련한 법원 확정 판결이 날 경우, 결과에 따라 훈령에 의거해 KBO 보조금 삭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문체부가 한해 KBO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약 50억 원 수준이다. 크게 프로스포츠 활성화 분야와 유소년·아마추어 야구 지원 분야, 정책 및 공통사업 분야로 나뉘어 지원된다.

검찰 수사가 예정된 사건은 KBO의 지난해 중국 진출 사업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엠스플뉴스>는 지난 5일 당시 KBO 강모 기획팀장이 자신의 가족회사인 F사가 두 건의 '프로야구 중국 시장 개척 및 홍보 입찰' 사업자로 선정되게끔 입찰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모 팀장은 입찰제안서, 과업지시서 작성 등 제반 업무를 직접 수행했고, 평가위원도 직접 선정해 자신을 포함한 내부직원 3명을 5인의 평가위원단에 포함시켰다. F사는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KBO로부터 잔금 전액을 지불받기도 했다.

두 건의 중국 진출 사업 규모는 약 8억 원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KBO는 입찰비리 사실을 올해 1월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3월까지 조사를 보류했고, 해당 기간에도 강모 팀장은 업무를 계속 수행했다. KBO는 언론 보도 전까지 문체부 보고나 경찰 수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체부는 특히 지난해뿐만 아니라 2015년에도 비슷한 비리 정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해(2015년) 기획팀장인 김모 씨는 F사가 강모 씨의 가족회사임을 인지하고도 일반적인 경쟁 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방식으로 계약을 추진했다는 이유다.

KBO가 관련 사건 축소·은폐의 당사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비리가 알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야구연구소와 한국야구포럼 주최로 열린 '한국프로야구 성장통진단' 토론회에서 이영선 한국야구포럼 대표는 "KBO가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의 방증"이라며 여태 알려진 프로야구 비리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비판했다.

스포츠계와 정치권 이야기를 종합하면, KBO 총재는 그간 정치권 주요 낙하산 자리의 하나로 꼽힌다. 프로야구의 집객 효과와 대중적 인기, 지역 지지 기반 등이 정치권의 홍보와도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KBO 수사가 결과적으로 특정 인사 인맥 비리 조사로까지 이어지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BO가 연이어 비리 의혹에 흔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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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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