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대표에 대해 "좀 답답하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한가한 때가 아니고 갈 길이 무척 바쁘다. 우리가 이러고 있는 사이에 계속 북핵의 시계는 째깍째깍 돌아가고, 한미 FTA 재협상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 돼버렸는데, 우리가 똘똘 뭉쳐서 이 문제를 대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대통령-5당 대표 회동에 부정적인 이유를 과거 자신의 한미 FTA 추진 이력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 대표는 "'6년 전에 내가 한 일 반대한 적 있지'(라고) 애들도 아니고 감정풀이를 하며 토라져 있을 한가한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 내보낸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부분도 답답하다"며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의 대표이고 당 대표는 각 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대표 아니겠느냐.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국가 원수로 국제 무대에 나가서 정상외교를 하고 돌아온 결과를 국민들께 설명하겠다는 거니까 당연히 국민의 대표인 당 대표들에게 하는 게 맞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금 이렇게 여러 가지 나라가 처한 중대한 사항들이 생겼을 때는, 누가 몇 년 전에 잘했고 잘못했고 사과했고 안 했고 이런 걸로 따질 때가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에 뭐가 가장 좋은 방안인지 찾는 논의의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한때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지도자가 되겠다고 했던 분이라면 개인적인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나라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나무랐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청와대로부터 5당 대표 회동 제의가 왔고, 1주일 전부터 '대통령께서 귀국하시면 5당 대표 회담을 하시겠다'고 제의가 왔지만 확답을 하지 않았다. 한미 FTA 때문"이라며 "5당 대표 회담을 하면 반드시 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미 FTA를 통과시킨 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는 '이번 청와대 회동은 원내대표들과 하는 것이 맞다'는 역제안을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나오자 그는 전날인 16일 재차 글을 올려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 저들이 본부중대, 1·2·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 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응수했다. '저들'은 청와대를, '본부중대'와 '1·2·3중대'는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이정미 신임 정의당 대표는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이런 표현은 각 당 대표들뿐만 아니라 그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 대한 막말"이라며 "이런 표현을 하시는 거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 마디로 홍 대표가 예전에 본인이 하신 말씀대로 '너무 배배꼬아서' 이 상황을 보시는 게 아닌가"라며 "인사, 외교, 추경까지 풀어야 할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통의 자리에 나와서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공당의 대표로서 적절한 태도"라고 홍 대표를 비판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홍 대표를 비판하는 한편 '오기 싫으면 오지 말라'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평화방송(CPBC) 인터뷰에서 "여야 영수회담이 다 함께 참여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홍 대표 쪽에는 이미 제안을 했고, 계속해서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릴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끝까지 반대를 하신다면 할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백 대변인은 이어 "지금 홍 대표가 그렇게 여야 영수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실제로 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본다"고 비판하며 "그렇기 때문에 홍 대표도 그렇게 말씀은 하셨지만 마지막 순간에 참석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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