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주장대로면 240년 지나야 최저임금 1만원"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국노총 주장 의도 더 알아봐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데 대해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진위 여부를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5일 오후 3시 서울 대흥동 경총회관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집회에 참여한 김욱동 부위원장은 관련 보도에 관해 "해당 주장의 의도를 조금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지난 1일 한국노총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는 구조인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메시지의 논의에 관해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이 노동계 방침(내년 1만 원 인상)이 아니라 정부 방침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편 8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이날(5일) 노동계는 전국 각지에서 지난 7차례 회의에서 보인 사용자 측 태도를 규탄했다.

경영자 측은 시간당 최저임금 155원 인상안을 제시해 노측과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만 원 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경총회관 앞 민주노총 집회에서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안 155원은 경총이 12년 만에 제시한 인상안"이라며 "12년 마다 최저임금을 155원 씩 올리면 240년이 지나야 1만 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은 시대적 요구"라며 "이마저도 무시한다면, 경총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우람 알바노조 정책팀장은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노동자 측과 갈등을 빚는 소상공인을 두고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재벌, 건물주"라며 "자영업자들은 가해자 편을 들어 노동자를 압박하지 말고, 노동자와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근로시간 단축이 좋은 일자리 창출의 필요조건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자영업자 측 토론자들은 "비정규직은 강자"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소상공인들은 한 번에 20만 명을 해고하자" "청와대 인근 식당 문을 모두 닫고, 주유소는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는 좌파에 기름을 넣어주지 말자"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청년유니온은 이날(5일) 전국 각지에서 1인 시위를 열어 경영계의 최저임금 인상안 차등적용 주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서울에서는 이날 오후 12시 경총회관 앞에서 1인 시위가 열렸다. 경기와 인천, 광주, 대구, 부산, 경남 등에서도 1인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 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측은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일반음식점업 등 8개 업종의 경우 155원 인상안을 적용하지 말고 더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해당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낮고, 학력이 낮다는 등의 이유다.

청년유니온은 해당 발언을 두고 "노동에 관한 경영계 시선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며 "임금 차등적용으로 일의 귀천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5일 경총회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요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총을 비판했다. ⓒ프레시안(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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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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