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19일 의원총회에서 "문정인 특보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국 현지에서 중대한 발언을 한 것은 시기와 장소 등에 있어서나 전략적으로도 부적절했지만 그 내용은 옳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언급한 것은, 지난 16일(미 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문 특보가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한다면 미국과 논의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문 대통령이 염두에 두는 것은 한반도에 있는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것", "문 대통령의 또 다른 제안은 북한의 비핵화를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방한한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했던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리 전 장관은 작년에 '북한 핵 폐기는 늦었다. 동결을 해야 한다. 협상은 주고 받는 것이기에, 만약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를 동결하면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축소·중단할 수 있다. 이렇게 나가다 종국적으로는 핵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며 "미 군축협회장 지크프리드 헤커 박사 등 유수한 미 인사들도 찬동했다"고 했다.
방한 당시 페리 전 장관은 "북한과 핵협상을 재개하려면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 북핵 포기를 전제한 협상은 모두 실패할 것"이라며 "'3NO'란 북한이 핵무기를 더 이상 늘리지 않고, 핵무기 성능을 개선하지 않고, 핵무기와 기술을 이전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오늘날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었다. '3NO'는 헤커 박사가 주장한 바다. (☞관련 기사 : 페리 "존 볼턴 국무장관 되면 북미 대화 없을 것")
박 전 대표는 페리 전 장관이나 헤커 박사의 조언이 미국에서는 현실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국방장관도 '북과 전쟁을 하지 않고 체제 전복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즉 미국은 강한 대북 압박·제재와 동시에 포용을 제시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과 우리 정부의 정책이 궤를 함께한다고 믿는다"고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북 김정은 위원장은 이러한 한미 정부의 변화를 포착해야지, 기회를 놓지면 큰코 다친다고 거듭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2000년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 낸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특사로 활약했다. 정상회담 당시에도 수행원으로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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