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극복 '바보'들 김부겸·김영춘, 내각 입성

김부겸·도종환·김현미·김영춘 입각의 의미는?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김부겸(행정자치부),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국토교통부), 김영춘(해양수산부)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대거 발탁해 '민주당 정부'로서의 진용을 갖췄다. 이들 외에도 일부 부처 장관 하마평에 정치인들이 오르고 있어 향후 입각 의원의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경북 상주(김부겸), 충북 청주(도종환), 전북 정읍(김현미), 부산(김영춘)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를 고민한 흔적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다.

박 대변인은 김부겸 후보자에 대해 "새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지방분권, 균형발전, 국민통합 목표를 실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사회 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국민 통합에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분권과 자치에 대해선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지방분권 강화를 통해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혁신적 체계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종환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 시인이며 시민의 편에서 의정활동을 해왔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에는 저항하고 국민과 손잡는 데에는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화적 통찰력과 국회 상임위에서의 의정 경험이 다른 부처보다 시급한 숙제가 많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라며 "새 정부의 기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예술 공동체와 관광 한국의 새 틀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김현미 후보자에 대해 "최초의 여성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도시 뉴딜 사업과 일자리 창출 등 국토부의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최초의 여성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3선 의원으로 의회활동과 국정 운영의 경험을 겸비했으며, 지난해 여성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까지 맡아 2017년 예산안이 원만하게 통과하는 데 발군의 전문성과 정치력을 보였다"고 했다.

김영춘 후보자에 대해선 "위기의 해운 산업을 살리고 갈수록 환경이 악화되는 수산업 보호, 다시 시작하는 세월호 진상규명 등 해수부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 능력이 누구보다 탁월하고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 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 발전에 헌신했다"며 "김 후보자의 풍부한 경륜으로 위기의 해운 물류 상황을 기회의 미래로 바꿔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김현미, 김부겸, 도종환 의원. ⓒ프레시안

지역주의 극복의 아이콘 김부겸

김부겸 행자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 상주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뒤 1977년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또다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1992년에도 '이선실 사건'에 연루돼 불고지죄로 구속되는 등 군사정권에서 모두 3번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계에 입문, 1991년 3당 합당에 반대해 남은 '꼬마 민주당'에 입당했다. 1995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축이 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 합류한 뒤 1997년 통추가 해체될 때 한나라당에 합류해 2000년 경기 군포에서 배지를 달았다.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른바 '독수리 5형제'의 일원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고 이후 17대, 18대 의원에 당선됐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며 경기 군포를 떠나 불모지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으며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결국 세 번째 도전 끝에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당시 새누리당의 대선주자인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번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순실 게이트 선봉 도종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도 후보자는 해직과 투옥, 아내와의 사별과 재혼 등 굴곡진 삶을 시로 표현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조 활동으로 해직·투옥됐다며 1998년 복직한 이후 2004년까지 충북 진천 덕산중학교에 재직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부대의 일원이었으나 양심을 따라 소총의 실탄을 거꾸로 장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자신의 에세이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6번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흥덕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박근혜 정부 때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에서 민주당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데 이어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최 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특혜 지원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2015년 최초 제기해 실체를 파헤치기도 했다.

3선 여성 경제통 김현미

전북 정읍 출신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전주여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해 만들었던 평화민주당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대졸 출신 첫 여성 야당 당직자로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엔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무위와 예결위·운영위·여가위·방통위에서 의정활동을 했으며, 당시 집권당 대변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새정치연합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지내며 당의 전략통으로 활동했다.


이어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와 19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 간사로 활동했다. 이어 20대 국회에선 3선 의원으로 헌정사상 첫 여성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는 등 친문 인사로 꼽혔지만, 비노 진영 인사들과도 교분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지역주의 타파 김영춘

김영춘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고 있다. 해양 분야에서 부산이 갖는 상징성과 농해수위원장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해수부 장관의 중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한 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광진구갑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김부겸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해 창당에 힘을 보탰으며, 2004년 같은 지역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그는 2011년 지역주의를 깨겠다며 새누리당 텃밭인 고향 부산으로 가족을 데리고 이사를 가 터를 갈았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가 세 번째 도전만인 20대 총선을 통해 결국 부산진구갑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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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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