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던진 질문...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프레시안 books]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

서재정, 강수돌 등 그간 한국 사회 문제를 깊이 연구한 학자 12명이 세월호 사태를 정면 조명하고, 이를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를 해석한 책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서재정·김미경 엮음, 서재정·이윤경·강수돌·남태현·유종성·박연민·박경신·문승숙·이현옥·이현정·존 리·김미경 지음, 한울엠플러스 펴냄)가 나왔다.

4.16세월호 참사 국민조사위원회의 지난 3년여 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세월호 참사가 상징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는 무엇인가를 각자의 연구 분야를 바탕으로 해석했다.

책의 핵심 키워드는 '압축적 근대화'와 '복합적 리스크'다. 세월호 참사는 한 선사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으며, 압축 성장을 향해 질주하느라 우리 사회가 놓친 문제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는 의미다. 무기력한 대통령과 시대착오적 정부가 들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사회가 이토록 위험 관리에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는 점 역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종말의 상징이 아니었다고도 저자들은 힘줘 말한다. 지금의 복합적 리스크가 다발적으로 드러난 이 참사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미래로의 전환을 이끄는 새 힘도 솟아올랐다는 이유다.

▲ <침몰한 세월호, 난파하는 대한민국>(서재정·김미경 엮음, 서재정·이윤경·강수돌·남태현·유종성·박연민·박경신·문승숙·이현옥·이현정·존 리·김미경 지음, 한울엠플러스 펴냄) ⓒ프레시안
서재정 국제기독교대학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본문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을 유지해온 제도, 법률, 관행, 인간관계의 문제점들이 드러난 동시에 국민들이 막연히 느끼고 있던 무형의 불안감이 구체적이면서도 실체를 가진 재앙으로 나타났다"며 "세월호 사건으로 촉발된 국가적 위기는 한국의 경제 급성장과 급속한 민주화 과정에서 파생된 사회적 긴장을 노출시켰다"고 평했다.

이어 서 교수는 우리의 압축적 근대화가 가져온 실패가 신자유주의 체제를 거치며 더 악화되었고, 그 병폐가 세월호 참사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평한다. IMF 체제를 거치며 우리 사회는 급속한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리는 한편, 이른바 '서구적 선진 제도화'가 우리 사회의 오랜 병폐를 일부 개선하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는 평가다.

서 교수는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창조적 참사'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 규제 철폐와 민영화 조치는 기존의 안전과 관련된 제도까지 무력화해 지금의 세월호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답해야 할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압축적으로 먼 길을 걸어온 끝에 지금 우리가 도달한 곳은 어디인가'이다. 책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이 질문을 더 이상 회피하면 어떤 또 다른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경고이기도 하다"며 "일어났던 일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프리모 레비의 말을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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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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