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핵실험 예고편인가?

트럼프, "중국과 엄청난 합의했다"…북한 압박? 대화?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하면서 위력이 강한 핵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추가적인 핵실험을 암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 시험 발표에서 "표준화된 핵탄두뿐만 아니라 대형 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탄도 로켓이라고 언급했다는 부분이 주목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1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4일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 탄도 로켓 '화성-12'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이번 시험발사는 위력이 강한 대형 중량 핵 탄두 장착이 가능한 새형의 중장거리 전략 탄도 로케트의 전술 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위 사진 가운데)이 14일 화성 12호 시험발사 관계자들과 함께 발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

김 교수는 "표준화된 핵탄두는 지난해 9월 9일 제5차 핵실험과 관련이 있다"며 "지금까지 핵실험을 통해 보여준 핵탄두가 10kt 내외의 폭발력을 지닌 것을 의미한다면 대형 중량이란 그보다 더 큰 폭발력을 지닌 탄두를 의미한다"며 "추가적인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사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번 발사가 표준탄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는 스커드, 로동, 무수단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미사일임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아직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급에 탑재할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미국의 하와이나 알래스카 등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이번 발사를 최대고도 2111.5㎞, 비행거리는 787㎞로 최대 고각 발사 체제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며 "정상 발사 시 최대 사거리는 알래스카와 하와이 인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500kg의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고각이 아닌 30~45도 정도의 정상 각도로 발사한다면 사거리가 5500~6000km까지 다다를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본토 북서쪽에 있는 알래스카 주 대부분이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는 현실'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보더라도 이번 발사가 알래스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14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미사일의 비행 궤적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평가했다.

같은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피해망상 상태'의 김정은이 한국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행동이 대화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는 방식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절대로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우리가 내건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와 마주 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대북 압박을 계속할 뜻임을 밝히면서 러시아도 함께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점점 러시아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강하고 통일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1일 미국과 중국이 엄청난 합의를 했다"고 밝혀 발언의 의미 및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문제와 관련해 "몇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중국이 새로운 차원의 대북 압박을 강화하거나 미북 간 대화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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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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