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4기 발사, ICBM 가능성은 낮아

황교안 "사드 배치 조속히 완료해야"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6일 노재천 합참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7시 36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며 "비행 거리는 약 1000킬로미터(km), 비행 최고 고도는 약 260킬로미터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발사는 지난 2월 12일 북극성 2형 이후 22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발사 이후 다음날인 13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 탄도탄'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발사체의 정확한 기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2월 7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광명성 4호'를 발사했던 곳이 동창리라는 점으로 미뤄보아 이번 발사 역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비행거리가 약 1000킬로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도 북한이 고각(高角, 발사 각도를 높임)으로 발사했다면 ICBM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이 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추정하고 있다. 노 실장은 "(ICBM) 발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탄도 미사일의 사거리가 1000킬로미터라고 가정한다면, 사거리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가 될 때 낮은 고도로 발사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이에 이번 발사 최고 고도가 사거리 1000킬로미터의 4분의 1인 260킬로미터 정도이기 때문에 저각(낮은 각도)으로 발사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분석 중에 있다"고 답했다.

ICBM의 가능성이 낮고 고각 발사가 아니라면 결국 이번 발사체는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던 중단거리 미사일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4발을 발사했다면 스커드-ER(스커드 미사일 개량형) 이나 노동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두 종류를 혼합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무수단급(중거리 탄도미사일, IRBM)도 4발 씩 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 발사라기 보다는 (북한 내부) 동계 훈련 겸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맞대응 차원과 개량하는 차원에서 기존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황 권한대행이 NSC 또는 NSC 상임위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청와대에서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실제적이고 임박한 위협"이라며 "주한미군 사드 (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북 억제력 제고를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실효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화답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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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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