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흥분제' 홍준표, TV토론 '왕따'

'사퇴' 요구 잇따르자 토론회선 사과, 끝나자 "내가 좀 떴나?"

23일 치러진 중앙선관위 주최 주요 대선 주자 5인 TV 토론회에서 45년 전 '돼지 흥분제'를 이용한 강간 모의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상대로 한 후보 사퇴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애초 외교·안보 분야와 정치 개혁이란 두 파트로 나뉘어 정책을 검증하고 토론을 벌일 계획으로 중앙선관위가 마련했다.

그러나 '북핵 위기 타개할 구체적 답변을 달라'는 사회자 질문에 다섯번째로 대답하게 된 심상정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 "먼저 양해를 구한다"며 "저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결재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 관련 기사 보기 : 홍준표의 44년 전 '돼지 흥분제' 강간 모의 이야기, '돼지 흥분제' 홍준표 "내가 유력 후보가 되긴 됐구나")

심 후보는 "홍 후보는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저는 오늘 홍 후보하고는 토론하지 않겠다. 양해를 구한다"고 말한 후 북핵 문제에 대한 제 답변을 이어갔다.

심 후보의 말이 끝나자마자 유 후보가 곧장 후보 사퇴 요구를 이어 받았다. 유 후보는 "이는 네거티브가 아니다"라며 "돼지 흥분제로 강간미수 공범"인 홍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제까지 한 번도 피해 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 후보도 가세했다. 안 후보는 '대북 정책 토론에 집중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도 "홍준표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면서 "외신에 (돼지 흥분제 강간 모의 사건이) 많이 보도되어서 국격이 심각히 실추되었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사과를 하면서도 '웃어 넘기기'라는 특유의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어 홍 후보가 "블랙리스트 옹호 발언을 한 적도 있다"고 하자 홍 후보는 "제가 사퇴하는 게 안 후보에게 도움이 많이 되나 보죠"라며 웃었다.

홍 후보가 안 후보를 겨냥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촛불집회 참여 문제를 두고 안 후보의 입장이 오락가락했다는 취지의 비판을 하자, 이 때는 안 후보가 "저는 일단 사퇴하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홍 후보에게 질문할 것이 있으면 홍 후보를 쳐다보지 않고 질문을 했다. 토론회 후반부에서도 안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묻겠다.

사퇴하셔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홍 후보를 보지 않고 카메라를 보고 국민께 말씀드린다"고 하자 홍 후보는 "안 후보니 (저를) 말씀하시죠. 국민들이 참 조잡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웃었다.

유 후보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도 홍 후보 사건을 다시 거론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대한민국 보수가 그 동안 대한민국을 지켜왔는데 국가의 품격과 인권 문제에 해당하는 성범죄 사건, 강간미수 사건의 공범을 뽑아서야 되겠느냐"며 "제가 보수의 새 희망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친구가 성범죄를 기도하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며 "제가 12년 전에 자서전으로 썼는데 또 문제삼는 것은 참 그렇습니다만, 정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서는 "오늘 내가 좀 뜨긴 뜨는 모양이다. 세 사람(안철수·유승민·심상정)이 다 견제를 하고"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듯한 모습을 다시금 보였다.

홍 후보는 "천주교에서는 고해성사를 하면 살인범도 용서를 한다"며 "친구가 거 성범죄하는 거 조금 내가 그걸 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형편없이 몰아 가지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2년 전에 국민들한테 다 고백을 하고 난 사건인데 이제 와서 시비거는 거 보니 내가 뜨긴 뜨는 모양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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