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좌파 1, 2중대" 종북몰이

"좌파 집권하면 미국이 북한 선제타격할 수도"

9일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종북몰이로 거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11일 오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보수우파 대통합은 준엄한 역사의 명령"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좌파'로 싸잡고 바른정당을 '가짜보수'로 규정하며 "좌파 정권이 집권하면 미국이 한국과 상의없이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등 국가 안위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게 골자다.

홍 후보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과 미 항공모함 칼빈스호의 한반도 인근해협으로의 이동을 언급하며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좌파 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 안위가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결정될 수도 있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 관련 기사 : 문재인 "美에 요구한다. 한국 동의 없으면 선제타격 안돼")

홍 후보는 이어 김대중(1998~2003)·노무현(2003~2008) 정부 시절인 "좌파 정권 10년 동안의 대북 정책이 지금과 같은 국가 안위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수십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햇볕 정책으로 포장되어 북한으로 넘어갔다"며 "그 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고 핵공갈, 핵협박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보수 진영의 익숙한 종북 논리를 구사했다.

그는 '문재인-종북 엮기'의 오래된 소재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2003년 파면 문재인 책임론도 재차 거론했다. 홍 후보는 "종북 좌파 세력이 버젓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도록 문을 열어준 사람은 또 누구이냐"면서 "이 전 의원은 이미 2003년도에 반국가 단체 구성죄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받다. 이런 사람을 불과 5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 공안사범 중 유일하게 가석방을 해주고, 다시 2년 뒤에 특별 복권까지 시켜준 장본인이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후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지난 2013년 "맞지 않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전 의원은 같은 논란이 일었던 그해 9월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3년 4월에 당시 참여정부에서 국민화합 차원에서 시국사범을 사면복권 했었지만 그때 이석기 의원은 (남은) 형기가 짧아서 제외됐었다"며 "이후 8월 광복절 때는 제외됐던 모든 공범들이 다 가석방되거나 사면복권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8월에 가석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석방 절차는 대통령이 '국민 화합을 위해 시국사범을 복권한다'는 큰 원칙을 세우면 구체적인 것은 법무부에서 그 기준을 정하게 된다"면서 "민정수석이 개개인을 넣는다든지 뺀다든지 이렇게 관여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었다.

홍 후보는 그럼에도 "이런 사람(문재인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참여정부 시절 "바다이야기로 도박 공화국을 만들고 수십조의 서민의 돈을 긁어모아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다"고 비판했다. 또 "강성 귀족 노조의 폐해,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주장과 "학교를 좌파 이념의 장으로 물들게 하고 있는 전교조는 좌파 정치권의 합작품"이라는 고전적인 종북몰이 공격도 거듭했다.
홍 후보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한민국의 위기를 염려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염원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이라고 부르며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설 무엇도 남지 않았을 때 독일의 탄광에서, 월남의 전선에서, 열사의 땅 중동에서 피땀 흘려 가난을 이겨낸 불굴의 국민이 있었다. 이들의 헌신이 보수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평범한 시민의 전쟁 후 '살아남기'를 '보수의 가치'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보수고 우파다. 좌파들은 끊임없이 책동한다. 보수는 무조건 부패하고 진보는 무조건 정의라고 선동한다"며 좌파는 "이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피땀 흘린 헌신을 청산해야할 적폐라고 선동한다. 누가 누구를 청산한다는 말인가. 그들이 바로 청산되어야 할 대상"이라고도 했다.

홍 후보는 "제가 목숨 걸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거창하지 않다"며 "영하20도 백사장에서 일당 800원 야간 경비원을 하면서도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했던 우리 아버지들, 고리사채에 머리채 끌려 다니면서도 자식들 밥 먹이기 위해 피눈물 흘렸던 우리 어머니들, 이분들이 제가 지켜야할 보수의 가치다"라고 했다. 그는 "고기반찬이 올라오면 속이 좋지 않다고 자식에게 밥상을 물리던 부모님들이 지금의 번영을 물려주셨다"는 말도 남겼다.

홍 후보는 "북녘땅이 손에 닿을 듯 보이는 이곳(임진각)에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린다"며 "좌파 집권은 막아야 한다. 좌파가 집권하면 우리는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둘이 아니라 하나. 좌파 1중대, 좌파 2중대에 불과하다"며 "보수우파 대통합만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라고 주장했다. "보수우파의 이름으로 좌파의 거짓과 싸우겠다. 위장 보수, 가짜 보수의 위선과 싸우겠다"고도 했다. 가짜 보수는 바른정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이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구속되었고 사법적 판단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더 이상 여기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다"는 말도 호소문에 포함했다.

홍 후보의 이런 종북 몰이식 대국민 호소문은 대선 구도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양강 구도로 짜여지며 보수층이 자신이 아닌 안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보수 진영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에 이어 조원진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새누리당으로까지 3각 분열되자 전통적으로 보수층을 하나로 엮어 온 '반공'이념을 전면에 내세워 난국을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설명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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