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간 문재인 "개혁과 통합 이룰 것"

"사랑 사는 세상…노무현 정신 구현 노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후보가 된 이후 첫 행보로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모두 참배함으로써 그는 보수층을 끌어안는다는 '통합'과 야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개혁'이라는 양방향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시 봉하 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지지자 수백 명이 봉하 마을에 몰려 "문재인 대통령", "정권 교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 지지자는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개혁'과 '통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함께 다 이룰 때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너럭바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묵념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문재인 후보는 이어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문 후보는 권 여사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권 여사는 "이번에 정권 교체를 해서 김대중, 노무현의 가치가 구현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개혁 공약'과 관련해서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기는 공약'을 언급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금의 청와대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고, 권양숙 여사는 "그래도 국가 원수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청와대 영빈관 같은 곳은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이전 방침이 '적폐 청산'의 핵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밝히고 이와 함께 '보수 통합'을 이룰 구상을 밝히는 일이 문 후보에게는 과제로 남는다.

이날 비공개 환담에는 문재인 후보와 권양숙 여사 외에도 오거돈 부산시 선거대책위원장,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 정영훈 경남도당위원장, 민홍철 의원, 부산 경남 지역위원장과 인사들 20여 명이 배석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문재인 후보는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차례로 참배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과도 우리가 넘어야 할 과제"라고 말하며 '보수층 끌어안기'를 시도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통합' 행보였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가치인 '사람 사는 세상'을 내세운 것은 '개혁' 행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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