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영상 녹화 거부..."구속 영장 청구에도 대비"

손범규 변호사 "검찰이 먼저 물어본 것...'거부'라고 하면 넌센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상 녹화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이 조사 과정 영상 녹화를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손범규 변호사는 21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영상 녹화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녹화를 거부한 것과 같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거부'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그냥 녹화할 수 있음에도 동의 여부를 물어왔다.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했다"라며 "이를 두고 녹화를 거부한 것이라고 한다면 '난센스'이자 '비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과 동행한 변호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녹화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오후 2시경 <YTN>과 한 인터뷰에서도 "저희는 영상 녹화에 대해서 저희가 검찰에서 하자 그러면 하고, 필요 없다 그러면 안 하고 검찰의 뜻을 따르려고 했다"며 "그런 권한은 수사기관에서 가지는 것이지, 피의자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오해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피의자의 동의 없이 진술을 영상 녹화할 수 있으며, 다만 영상 녹화를 할 경우 사전 안내하도록 돼 있다. 검찰은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진술 거부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 전 대통령 측에 동의 여부를 물어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부동의한 것은 '녹화 거부'로 보는 게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측의 해명이 '넌센스'라는 것이다.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의 6초 메시지 "변호인은 신경 못 썼다"

검찰은 한 시간가량의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10분경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재개했다. 유영하-정장현 변호사 두 명이 박 대통령과 배석하고 있으며, 손 변호사 등 대리인 세 명은 옆방에서 대기 중이다.

손 변호사는 현재 수사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그렇게 썩 좋아 보이지 않아서 지금 쉬는 시간마다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서 "송구하다"고 말한 배경에 대해선 "자세한 내용은 저는 모르겠다"며 "저희는 법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을 썼지, 그런 부분까지는 저희가 자세하게 신경을 못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검찰에서 어떠한 질문을 할 것인가 예상 질문을 우리가 한번 뽑아보고 그러한 질문이 됐을 때 대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분을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의상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저희가 변호사들이 의상까지 고르는 사람은 아니"라며 난감함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그런 부분도 저희 변호인으로 상정을 하고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점심으로 김밥,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이 조금씩 든 도시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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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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