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표창장' 공세에 文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제게 모욕적"

안희정·이재명, 호남 민심 겨냥 총공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논란이 붙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공수부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이 이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다.

문재인 전 대표는 19일 한국방송(KBS)가 주관한 경선 토론에서 자신이 공수부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인생 사진을 꼽는 코너가 있었는데, 문재인 전 대표가 공수부대 특전사로 복무했던 사진을 들고 나오며 "국가관, 안보관, 애국심이 이때 형성됐다"고 말하는 과정에서다.(☞관련 기사 : 안희정·이재명, 文에 맹공 "제왕적 대통령 우려")

그러자 안희정 캠프의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문 후보 캠프는 '가짜 뉴스 사례집'을 배포하며 전두환 표창장이 마치 가짜 뉴스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후보는 표창받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후보 캠프는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또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문재인 후보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광주와 호남 민중들에게 먼저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지사 본인도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희정 캠프가 너무 심하게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애국심에 기초한 문 후보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본래 취지에는 문 후보의 진심을 존중하지만, 그런 말씀에 대해 좀 황당해하거나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당원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문 후보가 그런 당원까지 따뜻하게 어루만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의 제윤경, 김병욱 대변인도 20일 논평을 통해 "적폐 세력과의 '대연정'에서 이제 '전두환 표창' 발언까지, 개혁 정권을 외치는 촛불 시민과 민주당 당원들 보기가 두렵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두 대변인은 "민주당의 텃밭 광주와 호남 경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라도 두 후보가 촛불 시민의 염원과 당의 정체성 맞는 입장을 천명하고 이에 맞는 행보를 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더불어 문 후보는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고 20일 광주 금남로의 땅을 밟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협공은 '전두환=5.18 학살자'라는 인식이 강한 호남 민심을 겨냥한 공세로 풀이된다.

이날 광주를 찾은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평생을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로서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좀 모욕적으로 느껴진다"고 항변했다.

문 전 대표는 "제가 어제 얘기하면서 전두환 장군이 반란군 우두머리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지금 아무리 경선 때문에 경쟁하는 시기라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인 공격 거리로 삼은 것은 심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다만 "5.18이 광주에 너무 깊고 지금도 아물지 않은 상처여서 손만 닿으면 고통이 느껴지는 아주 예민한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5·18 때 전두환 군부에 의해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 제가 군 복무 할 때 전두환씨가 제가 복무하던 공수여단장이었다"며 "저는 시민으로 있을 때는 민주화운동에 온몸을 바쳤고, 군 복무할 때는 충실히 복무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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