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소추안 초안을 작성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2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 사이에) 실제로 의사 연락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그러나 이심전심으로라도 같은 기획을 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박 대통령 인터뷰와 최순실 씨 발언의 목적은 헌법재판인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혼동시켜서 시간을 끌고 버티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며 "최순실 씨는 특검 앞에서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박 대통령은 그것을 받아서 '이 모든 것이 음모다. 기획이다. 억울하다'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말하자면 재판 자체가 본인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불공정하게 가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해 봐야 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금 의원은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 측이 헌재와 국회의 연계설을 제기해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격분한 사건을 언급하며 "대통령 대리인단도 심지어는 '헌법재판관들과 국회 측이 서로 짜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 제기를 하고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사퇴를 암시했는데, 사퇴를 하게 되면 시간을 끌게 된다. 그 명분을 쌓기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하신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 의원은 박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개인이나 집단이나 망해 가는 경우에 음모론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고 일축하며 "모든 것이 음모다, 기획이다 하는데, 주장하신 내용 자체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제가 직접 탄핵소추안을 썼는데 거기 무슨 루머나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탄핵을) 오랫동안 누가 미리 기획한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아예 소리내 웃으며 "글쎄, 제가 탄핵안을 썼지만 저한테 와 가지고 '이런 기획을 하자' 한 사람도 없다. 이건 본인이 블랙리스트도 관여를 하고 이런 게 있어서 상대방에 대해서도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꼬며 "제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데 저희가 이런 기획을 할 의사도 당연히 없고 능력도 되지 않는다. 어떻게 저희가 검찰, 헌재를 대통령 뜻과 다르게 움직여서 이런 것을 해낼 수가 있겠나? 정말 사실과 다른 말씀"이라고 일소에 붙였다.
특히 박 대통령이 <한국경제>의 보수 논객 정규재 기자의 개인 인터넷 방송을 인터뷰 매체로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상적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면, 만약 대통령이 저런 말을 하면 당장 '무슨 말씀이냐, 굿을 했다거나 연인이 있었다거나 이런 것은 탄핵소추안에 한 글자도 없다. 지금 문제를 삼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이런 질문이 당연히 나올 것 아니냐"며 그는 "블랙리스트 사건도 있고 그랬지만 언론과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결국 설을 앞두고 열성 지지자들을 상대로 보낸 SOS다. '내가 부당하게 고초를 겪고 있다. 도와 달라. 뭐라도 해 달라' 그런 선동을 한 것"이라며 "국가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라고 맹비판했다.
심 대표는 "특검의 칼날이 조여 오고,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것"이라며 "인터뷰를 보면 시중에 도는 소문을 해명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지 않느냐. '굿 안 했다, 약 안 했다, 밀회 안 했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고 (국회가) 탄핵소추한 것이 대통령이 굿하고 약하고 누구 만났다고 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어제 최순실 씨가 고함을 지르고, 대통령을 인터뷰 하고, 이것은 잘 짜여진 마지막 발버둥"이라며 "계속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고, 또 이런 식으로 인터뷰하고 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시간을 넘겨서 어떻게든 이걸 뒤집어 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금 의원과 비슷한 분석을 했다.
심 대표는 한편 전날 최순실 씨가 특검에 출석하면서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는 등 소리를 지른 사건과 관련해서는 "그 어제 청소 아주머니가 말씀한 단어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 같다"며 "그게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고 또 최순실 씨에게 주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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