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수호자' 시진핑? 트럼프와 '공수교대' 진풍경

다보스포럼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 대립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경제 세계화'를 강조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에 맞불을 놨다. 오는 20일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양국의 신경전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17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50여 분 간 진행된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며 "어두운 방 밖은 비바람도 불지만 햇볕과 공기도 있다"고 트럼프와 대립각을 그으며 자유무역 옹호 입장을 폈다.

그는 "빈곤, 실업, 소득격차, 지역 내 충돌, 테러, 난민 등 많은 문제들의 책임을 경제 세계화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도 경제 세계화에 따른 필연적 산물이 아니라 감독 체계의 부족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경제 세계화도 양면성이 있어 경제 하강기에 파이가 커지지 않거나 줄어들 때는 성장과 분배, 자본과 노동, 효율과 공평 간에 모순이 커질 수도 있다"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여 그 혜택이 모든 국가와 민족에게 퍼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경제 세계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점만 보고 불평할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문제를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올리지 않는다"며 "그 누구도 무역 전쟁의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중국이 불공정 무역과 환율 개입 등을 멈추지 않으면 조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이 거둔 어떤 성취를 보려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봐야하고, 세계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도 봐야한다"면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다른 사람을 탓해도 안 된다"고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 주석의 연설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전후해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미중 간 갈등의 파고가 높아지는 시점에 국제사회와 글로벌 경제 분야에서 중국의 입지와 역할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경향과 달리 중국이 자유무역 질서를 유지하는 실질적 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대중 압력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이 서방국가들의 안방처럼 여겨지는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한 자체가 이 같은 의미를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시장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지대를 확장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수입액 8조 달러, 외자유치 6000억 달러, 대외투자 7500억 달러, 해외 관광객 연인원 7억 명을 달성할 것"이라고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대일로를 처음 선언한 이후 3년여 동안 100여개 국가가 지지와 동참 의사를 밝혔다"며 중국의 국가적 계획인 '일대일로'의 의미와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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