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년,
한 번도 꺼져본 적이 없다
때로
숨죽이고 있었을 뿐
촛불의 시간은
아무리 짧아도
동학 1894, 3.1, 4.19, 6.10, 그리고 11,
이 숫자를 다 합치면
금세 백년이 넘는다
사람의 파도가
해일(海溢)처럼 쏟아지니
종로와 남대문이
난데없이 터진 둑이 되고
광화문은
불빛의 바다로
어둠을 끝까지 추격한다
대체 얼마만인가?
역사를 믿게 된 것이
황홀하기 그지없는 날,
활시위를 당기니
과녁에 박힌 화살에서
산맥이 흔들리는 소리가
단숨에 움켜쥔다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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