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광장 2016

[김민웅의 인문정신] 시민혁명을 위한 시 3부작 ①

조종(弔鐘)이 울리자
칼날 같은 겨울이
수괴의 목을 겨누고
포승에 묶인 졸개들은
기고만장했던 시절이 어느덧 꿈결이라
옥문은 움쩍 않고
판결문은 지엄하다

횃불로 밝힌 광장
사초(史草) 읽는 소리에
환호가 그득하고
천리 길을 달려온 농민군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깃발아래
구름처럼 모였다

아이들은 춤을 추고
여인과 사내들은 서로 얼싸안고
노인들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기다렸다,
이 오랜 세월
저 패왕(霸王)의 수레가 불타는 것을 보려고

그 바퀴에 깔려
혼령이 된 이들이
구천을 떠돌다
마침내 하늘 길에 오른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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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미국 진보사학의 메카인 유니온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화독법>, <잡설>, <보이지 않는 식민지> 등 다수의 책을 쓰고 번역 했다.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연재를 꾸준히 진행해 온 프레시안 대표 필자 중 하나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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