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촛불 라운딩', 김영란법 위반 의혹

골프장 그린피 할인 받고, 만찬·술자리 비용은 시의원이 지불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골프 라운딩을 해 물의를 빚은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권익위가 '김영란법과는 무관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급한 불은 꺼졌지만, 새누리당에 바람잘 날이 없다는 평이 나온다.

11일 <연합뉴스>의 충북 단양발 보도에 따르면, 당시 골프를 친 새누리당 이헌승, 권석창, 문진국, 김순례 의원 등 4명은 골프장 측으로부터 그린피(골프장 이용 요금)를 할인받았다. 이들이 낸 그린피는 1인당 14만 원으로, 정상가는 16만 원이다.

2만 원이라는 소액이지만, 이 할인이 논란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김영란법 시행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회의원 등에 대한 골프장 이용 요금 할인을 전형적인 법 위반 사례로 보고 사례집에도 포함시켜 놓고 있기 때문.

골프장 측은 "예약이 다 차지 않은 상황에서 부킹(예약)이 들어와 할인가를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권익위 사례집에 따르면 설사 골프장 측에서 사규 등에 따라 할인을 해준 것이라고 해도 법 위반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공직자 등이 금전상 이익을 봤다면 그 금액만큼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들 4명의 의원들이 라운딩 이후 합류한 홍문종 의원과 함께 단양 시내 음식점에서 술자리를 겸한 만찬을 했는데, 만찬 비용을 지불한 것이 새누리당 소속 제천시의원이라는 점도 그린피 할인 건과는 별개로 위법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만찬에는 골프를 마친 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제천시의원·단양군의원, 의원 부인, 의원 운전기사 등 23명이 참석했으며, 식사 비용은 48만 원가량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시의원은 "새누리당 시·도 의원이 간담회 등 비용 마련을 위해 1년에 2번 회비를 걷는다"며 "지역을 방문한 손님 대접 차원에서 이 회비에서 밥값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지방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의 관계는, 국회의원이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직무 연관성이 크다.

권익위는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사건은 김영란법과 무관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권익위는 "공직자 등에 대한 골프장 요금 할인도 '금품 등의 제공'에 해당한다"고 기존 사례집 내용을 재확인하면서도 "직무 관련이 없는 공직자 등에 대한 100만 원 이하의 골프장 요금 할인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시의원들이 국회의원에게 식사를 대접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방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 원활한 직무 수행,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3만 원 이하의 식사는 가능하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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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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