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근혜 개헌안' 발의…개헌 일정도 주도"

"최순실 게이트 덮기? 기우에 불과…4년 중임제 확정적인 건 아냐"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안을 직접 발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른바 '박근혜 안'을 직접 내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또 대선 후보 시절에 '4년 중임제'를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24일 박근혜 대통령 시정 연설 직후 춘추관을 찾아 "개헌 제안권자는 국회 재적 과반수와 대통령이다. 국회 논의 과정을 봐가면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헌법개정안 정부안을 제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국회 시정 연설에서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다.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지만, '개헌안'을 직접 만들겠다고 하면서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의 사실상 주체가 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이 직접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수석은 "개헌안을 논의할 때 지지부진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논의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좀 더 개헌 추진에 대해 많은 의사를 표현하시고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힘으로써 개헌 진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지금부터 향후 개헌 일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주도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정부 구조와 정부 형태에 관해 과거 박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생각하고 그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수석은 "그러나 지금 의석 구조상, 정치 현실상 과연 어떤 정부 형태가 가장 맞는 것인지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하고 국회의원들의 많은 토론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수석은 "현재 대통령이 어떤 정치 체제를 제안하고 그렇게 가자고 해서 그렇게 관철될 수는 없는 구조"라며 "당장 4년 중임제나 내각제, 분권형 대통령제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 추진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수석은 "그런 것은 모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개헌에 대해 입장들이 개진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논의는 열려 있다"며 "앞으로 정부 내 설치될 헌법 개정 추진 기구에서도 그런 의견을 수렴해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을 제안한 시점이 '최순실 게이트' 논란과 맞물려 '정략적인 의도가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김 수석은 "야당에서는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다', '국면 전환용이다'라고 말씀하실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큰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그런 현재의 현안에 묻힐 수도 없는 일이고 현안이 있다고 해서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일을 미룰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개헌을 제안한다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은 개헌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고 개헌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자는 것이다. 이를 현재 현안과 결부시켜 운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안을 제안했을 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정략적인 개헌 제안이라는 것이었다.

이제 박 대통령은 임기 말 개헌 논의를 제안했고, 심지어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 정부 10년' 말기 풍경과, '보수 정부 10년' 말기 풍경이 겹쳐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 2007년 개헌 논란 당시 <조선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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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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