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최순실 딸 입학 때 '승마 특기생' 신설"

野, 단독 국감서 "학칙까지 개정해 특혜"…이대 총장 증인 요청도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열리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는 연일 '최순실 비선 실세 논란'이 중심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28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최순실 씨의 딸이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2015학년도에 때마침 이화여대 입학 (체육) 종목이 11개에서 23개로 확대됐다"며 "이 과정에서 승마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당시 추가된 종목에서 나온 유일한 합격자가 최 씨의 딸 정모 씨라며 특혜 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노 의원은 또 "최 씨의 딸이 수업 불참 등으로 제적 경고를 받자, 최 씨가 이대를 방문해 이의를 제기하고 지도 교수 교체 및 정상 참작을 요청했다"면서 "이대는 지난 6월 학칙을 개정해 예외규정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대는 실제로 지난 6월 국제 대회, 연수, 훈련, 교육실습 등의 참가를 위한 결석은 출석으로 인정하도록 학칙을 바꿨다.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그 동안 의혹에 머물렀던 최 씨를 둘러싼 '정권 실세' 논란이 점점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노 의원의 질의 내용을 소개한 후 "최 씨 자녀의 학적에 대한 맞춤형 특혜 의혹"이라고 규정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윤창중, 정윤회, 우병우에 이어 최순실까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농단 세력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평범한 '흙수저' 학생들은 등록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때문에 공부에 매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반면, 최 씨의 딸은 과거 전근대 사회 귀족의 삶이 연상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특권과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며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최 씨 딸의 특혜 입학과 특혜 교육 과정까지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경희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은 노 의원의 발언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최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소속인 유성엽 교문위원장도 "아주 일리 있는 요청"이라며 가세했다.

유 위원장이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교문위 전체회의를 열어 추가 증인 채택을 의결하려는 뜻을 보이자, 새누리당은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만약 유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추가 채택안 의결을 시도한다면, 해당 안건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안건조정 대상이 되면 90일 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감 기간 중 의결이 불가능하게 된다. 실제로 새누리당 교문위 관계자들이 안건조정 신청 서류를 들고 회의장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서울경제>가 보도하기도 했다.

더민주는 이재정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교문위 야당 의원들이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 씨의 딸에 대한 특혜 의혹 확인을 위해 이대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자, 새누리당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증인 채택안을 안건조정 대상으로 신청하겠다고 통보하고 나선 것"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을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에 악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비선실세 의혹 무마를 위해 국회선진화법까지 악용해 국감을 무력화하는 새누리당의 몸부림을 가상하게 여길 사람은 대통령 단 한 사람뿐"이라고 했다.

결국 증인 추가 채택 시도는 다음날로 미뤄졌다. 국민의당 교문위 간사인 송기석 의원이 '간사 간 합의를 위해 하루 동안 시간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7시 이대에서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를 열기로 했다.

교육부총리, 최씨 의혹에 "사실관계 파악해봐야"…국정교과서 원고 제출 요구는 거부

이날 국감장에서 더민주 김민기 의원은 이준식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최 씨의 딸이 입학한 뒤 이대는 프라임 코어 사업, 평생교육단과대, 여성 공학인재 양성 사업 등 신청하는 교육부 재정 지원 사업마다 모두 선정됐다"며 "특혜 대가로 교육부가 사업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부총리는 "입학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행한다"면서, 학칙 변경 부분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위해 학칙을 바꾼 거라면 간단한 사안은 아니지만, 사실관계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대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에는 "엄정한 평가에 의해 지원 대학을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관련, 국정 교과서 원고본의 국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국회는 역사 교과서가 어떤 내용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 만들어지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며 "야당이 국정화를 반대할 때, 정부에서는 국정화를 하더라도 집필 기준이나 집필진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추궁했다.

이 부총리는 그러나 "진행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용이 공개가 됐을 때에는 여러 파장이 예상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내어 "역사 교과서가 공개되면 국가 안보를 위협받게 만드는 극비 정보인가"라고 꼬집으며 "이미 교육부가 고집하고 있는 집필진 비공개에 이은 원고본 공개 거부는 독재를 미화하고 친일 행보를 은폐하려 한다는 세간의 역사 왜곡 의혹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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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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