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농식품부와 국회 농해수위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4일) 경북대 동문회 SNS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정의와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며 "저는 내일 오후 농식품부 장관으로 부임한다.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모함·음해·정치적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언론도 당사자의 해명은 전혀 듣지도 않고 야당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며 "내일 농식품부 장관으로 부임하면 그간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 종편 출연자를 대상으로 법적인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시골 출신에 지방 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개인의 슬픈 가정사를 들추어 내 공격하기도 했다. 한평생 혼자 살면서 눈물로 새벽 기도와 철야 기도를 해온 80 노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도 반드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다짐을 뒀다.
앞서 국회 농해수위에서 진행된 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93평 아파트에 1억9000만 원을 주고 7년간 전세로 살았다는 이른바 '황제 전세' 의혹, △농협에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릴 때 1%대의 초저금리 대출을 받았다는 '황제 대출' 의혹, △고위공직자인 김 장관의 노모가 차상위 의료 급여 수급 혜택을 받았다는 건강보험 부정수급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에 야당은 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며 '부적격이 다수 의견'이라고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전자 결재로 김 장관 등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은 김 장관 등에 대한 해임 건의안 제출을 벼르고 있다. (☞관련 기사 : "야 3당, '전자 결재' 조윤선 등 해임 건의안 논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장관이 쓴 글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망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기동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본인의 의혹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문제 제기를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제2의 우병우를 보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김재수 씨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본인이 인식하듯 '시골 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흙수저'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금수저의 특권을 누린 각종 혜택과 편법, 비리 의혹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할 뿐,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반성은커녕 명예 실추, 법적인 조치 운운하는 장관이 농민들의 마음을 어찌 보살필 수 있겠는가. 우리 당은 잘못된 인선을 바로잡기 위해 해임 건의안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논란이 커지자 "'법적 대응' 등은 과도한 표현이었다"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농식품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글은 김 장관이 작성한 것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김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한 해명에 대해 언론이 받아주지 않아 억울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사적 공간에 억울함을 토로한 글인데 정쟁에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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