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노동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김무성 새누리당 당시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강경한 노조가 제 밥그릇 불리기에만 몰두한 결과 건실한 회사가 아예 문을 닫은 사례가 많다"며 콜트악기와 자회사인 콜텍 노동조합을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26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석상에서 발언할 때는 미리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나 그러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누리당, 국회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부당해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콜트, 콜텍 노동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최고위원회) 전날 모 언론의 기사에 상세히 보도된 기사를 보고 이를 기초로 발언 한 것"이라며 "하지만 해당언론이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해서 보도하면서 나중에 정정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내가 공식석상에서 발언할 때는 미리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나 그러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언론의 정정보도가 있고 나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콜트, 콜텍의 폐업이 노조 때문이라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과의 말도 전했다. 그는 "제 발언으로 두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거리에서 수많은 시간 동안 고통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며 "본인의 발언으로 콜텍 노동자에게 잘못된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아래 사과 발언 동영상)
턱수염 기른 채 나타난 김무성 전 대표
이날 검은 정장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턱수염을 기른 채 나타난 김무성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만 읽고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퇴장했다. 이날 김 전 대표의 사과는 법원의 공개 사과 결정에 따른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3조정센터(상임조정위원 최재석)는 김 전 대표가 합의된 일시, 공개 장소에서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 노조에 유감(사과)을 표명하기로 한다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조정은 양측이 결정문을 송달 받고서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는데, 양측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콜트, 콜텍 노동자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부당해고 투쟁을 하고 있다. 26일로 거리에서 투쟁한지 3495일 되는 날이다. 김 전 대표의 최고위원회 발언 이후에는 사과를 요구하며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콜텍 노동자 "부당해고 문제 해결 되길 바란다"
콜트콜텍기타노동자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공개적인 사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0년이 넘는 투쟁에 우리의 삶은 파괴가 됐다"며 "그럼에도 현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투쟁을 이어왔다"며 "그런 와중에 김무성 대표의 발언으로 우리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나마 (발언한 지) 327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렇게 사과를 표해주니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며 "이번 사과를 계기로 콜트‧콜텍기타노동자 부당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한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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