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보복은 아직…비자 등 우대조치만 취소"

우수근 교수 "종편, 사드 관련 특정 의견 요구하며 출연 섭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6명의 방중이 사대 매국 행위이며 중국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비판과 관련, 중국 당국은 이들이 난처해지지 않도록 차분한 대응을 했다면서 청와대까지 나서서 이들의 방중을 막으려는 것이 오히려 중국을 더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동화대학교의 우수근 교수는 11일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6명의 의원들이 방중하기 전에 중국 당국자를 만나 보니, 그분들이 한국에서 난처하지 않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중국은 (이들을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데 우리만 너무 설레발 치고 좋지 않은 추측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렇게 (비판적으로)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중국을 더 자극시키는 것 아니냐, 중국 입장에서는 청와대나 여당이 점점 더 이 문제(사드 배치)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져가자는 이야기냐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6명의 의원들이 중국 정부나 언론에 이용당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그건 우리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 교수는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언론이 당에 의해 완전히 통제당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보도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두려워서 못 가는 것보다는 문제를 풀 수 있는 물꼬를 튼다는 측면, 그래서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은 겉으로는 (사드 배치의) 절대 철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차선책은 무엇이 있는지, 중국이 우려하는 것을 어떻게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마음"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왔다는 그 자체에 중국은 기대하고 관심을 가졌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과거에 한중, 한일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중국이나 일본의 고위층 인사들도 한국을 방문했다며, 이번 6명 의원의 방중이 왜 사대외교, 굴욕외교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2000년대 초 한중 간에 마찰이 생겨서 중국의 2인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두 번이나 한국에 와서 이야기를 들었다. 또 일본의 미야자와 총리를 비롯해 여러 총리들도 한일 간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와서 대화하는 과정을 가졌다. 이것도 한국에 대한 사대 외교, 굴욕 외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우 교수는 "당사자끼리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생기면 옆에 중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꼬를 터줘야 하지 않나"라며 "그래서 중국은 (6명의 방중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사대외교다, 굴욕외교다 라고 하니까 중국 사람들은 더 기분 나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 인사가 더민주 6명 의원들과 토론회에서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북중 혈맹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식의 경고성 발언을 했다는 것과 관련, 우 교수는 중국 당국자들이 실제 북한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입장에서 그냥 죽는 상황인데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나"라며 "미국이 이미 일본과 한국을 끌어들였으면 중국도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북한 카드를 싫지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이런 건 한 개인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인데,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이런 예측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전혀 예측하지 않고 이런 조치(사드 배치)를 취했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등 민간 영역에 피해를 주는 것과 관련, "중국은 아직 본격적으로 경제 제재나 무역 보복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우대 조치를 취한 것을 거둬들이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우 교수는 "다음 달 G20 정상회의가 있는데 그 전까지 여당 의원이나 민간 영역에서 접촉면을 더 넓혀서 한중 양국 정상이 너무 어색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한편 우 교수는 이번에 사드 문제와 관련,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는데 특정한 의견을 말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결국 출연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요구하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중국을 잘못 이해하는 거라고 했더니 방송국에서 요구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출연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출연을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기존에 자주 출연하던 종편 채널이었는데 이렇게 사전에 멘트를 요청하고 이대로 하지 않으면 출연이 어렵다고 한 것은 처음"이라며 "독재 정권 하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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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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