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불순세력 가려라"…대대적 공안 사정 지시

위기의 박근혜, 공안 정국 조성으로 탈출 시도?

몽골 순방 귀국 후 사흘간 침묵을 지켜왔던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공안 정국' 조성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개최하고 "불순 세력이 (사드 반대 시위에)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며 사실상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공안 라인에 대대적인 사정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사드 배치에 대해 이것이 정쟁화되어 가고, 이것을 재검토하자는 것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서 우리가 분열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원하는 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방어 조치인 우리의 사드 배치 결정을 적반하장격으로 왜곡, 비난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면서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이 북한의 '반정부 투쟁 선동'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공격 압박 속에서도 지금 일부 정치권과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취소하라는 주장이 있는데 사드 배치 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제시해 주셨으면 한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경, 국정원에 대대적 공안 사정 지시한 셈

현재 경찰은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경북 성주 방문 과정에서 있었던 시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른바 '외부 세력'을 축출해 낸다는 것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외부 세력의 기준을 "성주에 주민 등록을 두지 않은 사람"을 제시했다. 성주 출신 출향민까지 '외부 세력'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종합 편성 채널 등 보수 언론은 '외부 세력'으로 옛 통합진보당 당원 등을 언급하며 '색깔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 스캔들, 친박계의 새누리당 공천 개입 파동 등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이를 타개하는 방식으로 공안 정국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보 기관은 물론, 사정 기관에서 간첩 등이 연루된 공안 사건을 언론에 적극 노출시킬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각료들을 향해서도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말라"고 했다. 이는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을 무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통'을 거부하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했다. "소명의 시간까지"라고 언급한 것이, 사실상 우 수석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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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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