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불출마 선언…"할 말 많지만 가슴 속에"

"황당한 음해에 마음 추스르기 무척 어려워"…서청원 '추대론' 힘 받을까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은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면서 8·9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할 말이 많지만 제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고 가겠다"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저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0월 7일 대선 패배의 먹구름이 몰려오던 그 순간 저에게 돌을 던져 달라며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사퇴하던 그 날보다 수백 배 더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불출마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최 의원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지난 총선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총선 기간 저는 최고위원은커녕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공천 절차에 아무런 관여도 할 수 없었던 평의원 신분이었다"면서 "그런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는 당이야 어찌 되든지 간에 저의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도 전당대회 룰도 모두 저에게 유리하도록 정하려고 한다는 황당한 음해를 접할 때는 마음을 추스르기 무척 어려웠다"면서 "저의 진심을 아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음해를 받느니 차라리 당 대표에 출마하여 명예를 회복하라고 권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당 일각에서 친박계가 '총선 책임론'을 최대한 희석하기 위해 전대 일정을 늦추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경선하겠다는 비대위 결정을 뒤집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 것을 두고 한 얘기다.

최 의원은 "저 최경환 이날까지 사(私)를 위해 공(公)을 외면하고 저 살자고 당을 내팽개치며 주어진 소명 앞에 망설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러기에 저는 오늘,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 번 저를 바치고자 합니다"고 했다.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 재창출이 이루어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 의원의 이날 불출마로 친박계의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 카드가 사라지며,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인 친박계 이주영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이 당 대표 후보 자리를 두고 '춘추 전국 시대'처럼 격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에서는 김용태 의원이 앞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선언을 했으며 정병국 의원도 검토 중이다. 강석호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서청원 추대론도 나오고 있다. 전날 정갑윤·조원진·김명연·김태흠·박대출·박덕흠·박맹우·윤영석·이완영·이우현·이장우·이채익·함진규·홍철호 의원 등 14명의 친박계 의원은 서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 출마를 읍소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당시 "제가 아직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당을 위해서 좋은 마음으로 충정에 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차기 당 대표 덕목'을 취재진이 묻자 "제가 추진하다 일구지 못한 정당 민주주의를 잘 정착시키는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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