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의 '니켈 얼음정수기'에 대한 사측의 공식사과문이 소비자들을 더욱 격분시키고 있다. 사과문의 요지는 '정수기에서 니켈이 섞여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 정 찝찝하면 위약금 받지 않고 바꿔주겠다'라는 뻔뻔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웨이는 "인체에 무해하다"면서도 지난해 7월 이 사실을 알고도 숨겨온 이중적 태도에 대해서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그대신 코웨이는 그동안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준다"면서 생색을 내면서 문제가 된 부품을 몰래 교체하는 대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은 "코웨이 측의 해명은 스스로 정수기의 기능마저 부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떠올리며 가증스러운 기업의 태도에 소름이 끼친다는 반응도 많았다.
소비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내 손으로 중금속을 먹였다", "피해보상을 해줘도 모자른 판에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 해준다는 말뿐인 대처가 분통 터진다"는 등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연상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를 둔 엄마들이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라 그동안 물 무지하게 많이 마셨는데 태아에 영향은 없을까요? 황당하고 화나네요!", "저 물과 얼음을 2년간 먹어왔는데 돈 안 받고 해약해준다고 생색? 그럼 나같이 기간도 끝난 사람은? 손해배상재판 청구하겠습니다. 건강진단과 치료비 등등..", " 단체로 소송합시다"는 등 격앙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수기에서 니켈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어이없는데.."
4일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코웨이 정수기 CHPI-380N / CPI 380N , CHPCI -430N , CPSI 370N 모델에서 정수기를 사용하면 '니켈' 성분이 검출되었다"면서 코웨이 측의 사과문에 분통을 터뜨리며 장문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그는 "니켈은 발암물질이다. 말 그대로 몸에 계속 축적될 경우 암이 생길 수 있는 물질이다. 이게 우리 일상생활에서 매일 접하는 정수기를 사용할 때마다 우리 몸에 계속 들어왔다고하니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먹는 물, 정수기에서 니켈이 나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어이가 없는 상황인데, 니켈은 정수기에서 뿐만아니라 수도꼭지에서도 사용되는 재질이며 섭취하여도 애기가 7년간 1리터씩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 이딴 논리를 내세우고 있네요"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니들이나 맨날 비싼 렌탈료 내면서 니켈 쳐먹으세요"라고 썼다.
그는 코웨이가 지난 1년 동안 '몰래' 부품을 교체해줬다는 97%의 고객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현재 저희 집에서 cpi-380n모델을 비싼 렌탈료를 내며 정수기로 물을 먹고 있었습니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코웨이란 회사가 1년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객들에겐 쉬쉬 하면서 지들끼리 고객들이 계속 컴플레인 넣는 곳에 필터를 갈아주는 척하며 몰래 부품교체를 해왔다"면서 "저희집은 알아보니 필터를 아직 갈지도 않았더군요. 와 진짜 황당하고 너무 분노가 올라와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소송이라도 걸고 싶은 심정입니다"라고 적었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부터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민원을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관련 사실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시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29개 제품을 대상으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제품에서 내부 얼음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 벗겨지면서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루에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니켈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자 코웨이는 "WHO 등에 확인한 결과 니켈은 물이나 식품으로 먹었을 때나 섭취량이 미량일 경우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만 강조했다.
하지만 니켈은 미국 독성연구소에서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분류했으며, 국제암연구센터 역시 폐암과 비강암 등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또 니켈의 부작용 중 알레르기 반응이 가장 흔하며 가려움과 발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은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천식 발생 및 만성기관지염, 폐기능 감소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니켈은 인체의 상태에 따라서 미량이라도 흡수될 경우 발암 가능성 등 주의가 필요한 물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이 축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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