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태흠 "비박계가 '친박 음모론' 부추겨"

제1사무부총장직 자진 사퇴·비박 공격…"계파 갈등 부채질"

'강경 친박계' 새누리당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이 27일 오후 당 내홍 수습 차원에서 자진 사퇴했다. 함께 임명됐던 비박계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친박계의 요구로 쫓겨나듯 물러나고 나흘 만이다.

앞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한 회의에서 '김 부총장도 동반 경질하라'는 비박계의 요구를 논의한 결과, 최종 결정을 김희옥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한다는 결정을 내렸었다.

김 의원은 "당내 화합을 위해 물러나겠다"면서도 권성동 의원을 겨냥해 "입으로는 거짓말을 하며 뒤로는 의견 수렴이 안 된 복당 문제를 관철해 당내 분열과 혼란을 부추겼다"고 공격했다.

김태흠 "사퇴한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직을 사퇴하며'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출입 기자들에게 보냈다. 그는 여기서 "제가 사무부총장직을 유지하고 있음으로 전당 대회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부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또 다른 계파 갈등을 부를 법안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해 권성동 의원과 당내 비박계를 싸잡아 비난했다. 요지는 비박계가 '친박 음모론'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단, 그동안 당내 비대위원들이 전대 일정, 지도 체제 개편 등 핵심 사안들을 자신들의 주도로 결정해 놓고, 모든 것을 친박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갔던 이율배반적인 정치 행태에 대해 몇 가지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흥행 실패' 우려를 낳았던 전당 대회 날짜(8월 9일) 선정은 권 의원이 주도했는데, 막상 이를 두고 친박계가 투표율 저조를 의도한 것이라는 당 안팎의 해석이 나오자 비박계가 이는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부총장인 제가 8월 9일은 혹서기이고 올림픽 기간이라 '컨벤션 효과'가 떨어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음에도 권 전 총장은 '최대한 빨리 정상적인 지도부를 출범시키는 게 좋겠다'고 하며 8월 9일로 결정하도록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비박계가 친박 음모론 키웠다"

김 의원은 총선 패배 이유를 따지고자 새누리당이 준비 중인 '총선 백서'와 관련해서도 비박계가 '친박 음모론'을 의도적으로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무자 이외에는 백서 작성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김영우 비대위원은 언론에 '당내 부정적 기류가 있는 상황에서 권 총장까지 사퇴하면 백서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겠냐'고 해 마치 친박계가 백서 발간에 부정적이고 발간 시점도 늦추려 하는 것처럼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탈당자 복당 승인 과정에서는 권성동 의원이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그는 "권 전 총장은 복당 승인 문제도 의결 전날까지 시급하게 처리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그래놓고 "비대위가 복당 승인을 의결하도록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비대위가 현행 집단 지도 체제를 단일성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친박계의 당권 장악' 시도란 해석을 내리는 것에도 비박계의 책임을 물었다. 김 의원은 "권 전 총장과 당내 비대위원들은 (집단 체제 전환을 주도한 것은 권 의원이라는) 해명을 하지 않는 등 말로만 당의 화합을 얘기했을뿐 갈등을 부채질 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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