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도 불신임 위기

브렉시트 후폭풍…노동당 예비내각 집단 사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불길이 영국 노동당으로 번졌다.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에 미온적이었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당내 반란에 직면했다.

노동당의 내분은 브렉시트 결정 직후부터 시작됐다. 노동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EU 탈퇴표가 우세하게 나오는 등 노동당의 표 단속 실패가 브렉시트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마거릿 호지 등 노동당 의원 2명이 국민투표에서 코빈 대표가 노동당 지지층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며 대표 불신임안을 제기했다.

실제로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반대를 노동당의 공식 입장으로 선언했지만, 적극적으로 잔류 캠페인을 이끌지는 않았다. 이는 노동당 지지자들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이 EU 탈퇴에 투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동당 내 반(反)코빈 진영은 조기 총선이 치러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코빈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힐러리 벤 예비내각 외무담당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빈이 대표로 있는 한 총선에서 이기리라는 확신이 없다"고 공격했다.

코빈 대표는 26일 즉각 그에 대한 즉각 해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예비내각의 동료의원과 칼 터너 예비내각 검찰총장 등 11명이 한꺼번에 자진 사임했다.

코빈 대표는 이 같은 집단 반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사임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 노동당 지지자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다"며 "노동당 대표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민주적인 선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나도 그 선거의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24시간 내에 예비내각을 개편하고 영국민을 위해 유럽과 최선의 협상을 맺을 새 지도부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후유증은 노동당 내부의 노선 차이와 차기 총선을 둘러싼 전망까지 뒤엉킨 문제라는 점에서 코빈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찬반론으로 갈라진 보수당 역시 국민투표 후폭풍으로 리더십 진공상태를 맞고 있어 영국 정치 전반이 한동안 혼란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10월 사임을 선언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이행 절차를 차기 총리에게 넘긴 상태. 캐머런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EU 탈퇴 협상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캐머런 총리 지지파는 존슨 전 시장에 맞설 후보를 물색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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