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객기 추락 미스터리, 테러인가?

관계국들 "기술적 결함보다 테러 가능성에 무게"

이집트 항공 소속 여객기의 지중해 추락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관련 국가들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MS804기가 지중해에 추락한 이유를 두고, 미국 방송 CNN은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부 장관의 말을 빌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테러에 의해 여객기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항공기가 출발한 곳인 프랑스에서는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수사 당국이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지상 근무 직원을 수사할 예정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사고 초기부터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여객기 사고가 테러 때문에 발생한 것 같다며 "테러 관련자 색출을 위해 공동 조치를 취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정부 역시 테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테러범의 폭발로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결정적 단서'는 아직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륙하는 이집트항공 여객기 ⓒ이집트항공

사고 당시 날씨가 특별히 나쁘지 않았고, 사고 기종인 에어버스 A320이 세계 여객기 중단거리 시장을 양분하는 기종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테러 이외에 다른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테러라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미국 정부가 밝힌 대로 여객기에 폭발이 일어났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위성사진 판독 결과 폭발 흔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파리 공항의 보안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테러범이 폭탄을 들고 비행기에 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항공기 테러가 일어나면 이를 과시하기 위해 테러 행위 주체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러한 언급이 없다는 것도 테러가 아닌 또 다른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해당 여객기는 착륙을 약 30여 분 남긴 19일(현지 시각) 새벽 2시 45분경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그리스 국방부에 따르면 여객기는 갑자기 90도로 좌회전한 이후 다시 오른쪽으로 360도 급격하게 방향을 틀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스 국방부는 이 여객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에 1만 1582m 상공에서 4572m 상공으로 급강하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관제소는 CNN에 여객기가 사라지기 2분 전 해당 여객기 조종사와 연락이 닿았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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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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