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장으로 '민주사회주의자'이자 이슬람교 신자인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연방정부의 지원을 끊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투표 오후 9시 37분 AP통신은 맘다니 후보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방송 CNN은 개표가 60% 진행된 시점에 맘다니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 그는 과반에 가까운 49.6%의 지지를 얻어 41.6% 지지에 그친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 주지사를 약 8% 포인트 차로 앞섰다.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24일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앤드류 전 주지사를 제치고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다. 맘다니의 공약이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를 비롯해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돌풍의 원인이 됐다.
맘다니 후보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요 8개 공약에 따르면 첫 번째는 '임대료 동결'이다. 맘다니 후보는 "뉴욕 시민 대다수는 세입자이며, 그중 200만 명 이상이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은 도시 노동자 계층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에릭 애덤스(전 시장)은 세입자를 압박하기 위해 임대료를 12.6%(계속 상승 중)까지 올렸다. 이는 공화당이 시정을 운영한 이후 최대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 세입자의 임대료를 즉시 동결하고, 뉴욕 시민들에게 필요한 주택을 건설하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맘다니 후보는 '빠르고 무료로 탈 수 있는 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시내버스의 요금을 영구적으로 폐지하고, 우선 차선을 신속히 구축하고, 버스 대기 줄 건너뛰기 신호를 확대하고, 이중 주차를 방지하기 위한 전용 승하차 구역을 마련하여 버스 운행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입니다.
맘다니 후보는 "뉴욕시민들의 안전할 권리"를 위해 '지역사회 안전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100개 지하철역에 전담 사회복지 관련 인력을 배치하고, 빈 상업 시설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뉴욕 시민들의 이동을 지원하는 교통 홍보대사를 늘릴 것"이라며 "총기 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증오 폭력 예방 프로그램 예산을 800% 증액할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 후보는 "뉴욕의 근로 가정에게 임대료 다음으로 가장 큰 부담은 보육비다. 말 그대로 도시를 떠나게 하는 요인"이라며 '무료 보육'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생후 6주에서 5세까지의 모든 뉴욕 시민에게 무료 보육을 시행하여 모든 가정을 위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그는 '시 소유 식료품점'을 도입해 '이윤 추구보다는 가격 인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뉴욕을 위한, 뉴욕에 의한 주택'을 만들겠다며 "공공 예산을 투입하여 뉴욕시에 임대료 안정화 주택 생산량을 세 배로 늘려 향후 10년 동안 20만 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맘다비 후보는 "임차 가구 10가구 중 1가구가 지난겨울 난방 부족을 호소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집에 쥐가 있다고 신고했고 50만 가구는 열악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며 '불량 임대주를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건물 소유주가 건물 상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며 "임대주가 수리를 거부할 경우, 시에서 수리를 진행하고 고지서를 발송하겠다. 극단적으로 소유주가 세입자에 대한 지속적인 방치를 보일 경우, 시에서 단호하게 개입하여 그들의 부동산을 관리할 것이며 최악의 임대주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유층의 세금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 법인세율을 뉴저지주의 11.5%와 동일하게 인상하여 50억 달러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뉴욕 상위 1%, 즉 연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게 2%의 정액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처럼 맘다니 후보가 진보적인 정책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매우 경계했다. 그는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이른바 '색깔론'을 부추겼고, 공화당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낮게 나오자 쿠오모 전 지사를 지지하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본 투표 전날인 3일에는 맘다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연방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뉴욕시 시장 선거에서 공산주의자 후보 조란 맘다니가 승리한다면, 나는 법적으로 최소한 요구되는 범위를 제외하고, 내가 사랑하는 첫 번째 고향에 연방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에도 "유대인 혐오자임이 입증된 조란 맘다니에게 투표하는 유대인이 있다면 멍청한 사람"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과 공격이 맘다니 후보의 당선을 막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직 하원의원이자 CIA(중앙정보국) 요원 출신인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가 80% 개표된 현재 56.2%의 지지를 얻어 43.6%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인 윈섬 얼-시어스에 앞서 있다. 여성 후보들끼리의 대결로 누가 당선되든 버지니아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기록될 예정이었다.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은 73% 개표된 시점에서 56.4%를 얻어 43.1% 지지에 그친 잭 치타렐리 공화당 후보에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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