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6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 통합을 위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정부 조치를 촉구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김성식 차기 정책위의장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는 단순히 행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진정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받드느냐에 관한 문제"라며 "제창을 못 하겠다는 게 보훈처의 입장이라면,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보훈처장 자격이 이미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장은 지난 5.14 청와대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전향적 정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는 바로잡아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차례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기념곡(지정)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 표명까지 이르게 됐는데, 오늘 보훈처가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는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광주가 지역구인 국민의당 최고위원들은 더 강하게 나왔다.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광주 지역 의석 8석 전석을 석권했다. 천정배 공동대표(광주 서을)는 "올해 5.18 기념식은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광주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통합과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 양식 있는 국민들과 광주시민들의 바람"이라며 "남은 이틀 동안 대통령이 책임 있게 결단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천 대표는 "박 대통령은 이미 2004~06년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바 있고, 2013년에도 대통령으로서 5.18 정신을 국민 통합과 국민 행복으로 승화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면서 "이것은 대통령께서 국민과 광주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한 것이고, 총선 민의를 저버린 것이며, 광주 학살의 원흉인 신군부의 입장에서 광주 정신을 왜곡해 온 극단적 수구세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동남을)은 "이미 (기념식) 참석자 모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고, '합창'으로 기념식 공식 식순에 넣은 상태인데 '합창은 되고 제창은 안 된다'는 이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으며 "박 대통령의 고집을 더 이상 국민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병완 현 정책위의장(동남갑)도 "2009년부터 작년까지의 기념식과 뭐가 다르냐. 실질적으로 단 하나의 진전도 없는 결론"이라고 비판하며 "지금 보훈처의 결론은 보훈처가 박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했든지, 박근혜 정부가 총선 민의를 거부했든지 둘 중 하나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에 '국론 분열 없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하겠다고 말했지만,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우 원내대표는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며 "우선 청와대는 국민의당하고만 파트너십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왜 국민의당에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없다고) 통보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둘째로 대통령의 지시를 보훈처장이 거부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협치의 시금석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고 대통령도 (제창하도록) 지시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합창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지 이 문제의 진실을 청와대가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늘 내일까지 시간이 있기에 보훈처장은 이 문제를 재검토하고, 청와대는 다시 지시하기 바란다"며 "5월 18일 당일, 정권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정 운영의 큰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민주가 배출한 유일한 광주·전남 지역 20대 총선 당선자 이개호 비상대책위원도 "올해도 5.18 기념식이 반쪽 기념식으로 치러질 우려가 커졌다"면서 "박 대통령에게 무엇이 국론을 통합하는 방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5.18 기념식장에서 참석자 모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재고하는 길만이 국론 분열이 아닌 통합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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