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불매운동, 전국에서 불 붙다

전국 동시 불매운동 촉구 기자회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옥시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이 주말을 기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환경단체 등을 종합하면, 주말을 기해 전국의 환경단체는 이틀간 전국 대형 할인점 15곳에서 동시에 옥시 불매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까지 환경부에 의해 피해 사망자로 확인된 146명 중 103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다"며 "옥시는 사고의 원인이 밝혀진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옥시 불매를 다른 어떤 운동보다도 앞세워서, 맨 앞에 세워서 추진하고자 한다"며 대형 유통업체에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말아 줄 것을 촉구했다.

옥시 불매운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이날(15일) 기자회견은 서울과 부산, 대구, 속초, 순천, 포항 등 전국 각 지역 대형마트 앞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도 부산,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옥시를 규탄하고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 등 50여 단체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6일을 옥시 제품 집중 불매운동 기간으로 정한 바 있다.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대학생, 누리꾼 등도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학생인권복지위원회는 지난 4일 대학 측에 옥시 제품 판매 중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교육기관인 대학이 윤리에 어긋난 행위를 한 기업에 단호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는 이유다. 이들은 대학가에서 많이 소비되는 옥시크린, 물먹는하마, 이지오프뱅, 옥시싹싹 등 20개 제품의 학내 매장 판매 중지를 요구했다.

같은 날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학내 매점 운영을 총괄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학교 청소를 맡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경희대분회에 옥시 제품 불매를 요청했다.

숭실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각 학교 총학생회에서도 옥시 제품 불매 선전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옥시 제품 불매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누리꾼들이 이미 지난 달부터 옥시 제품 120여 개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공유하고 있다. 옥시가 다루는 제품이 많은 만큼, 사지 말아야 할 제품 리스트를 만들어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나선 셈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소비자 충격이 워낙 크고, 피해 사례도 특히 영유아에 집중돼 국민적 공분을 산 만큼, 불매운동의 영향력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대형 마트가 옥시 제품 신규 발주 중단에 나섰으며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일부 브랜드도 옥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4일 안전성 검사 없이 유해 제품을 제조 판매해 사람을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 치사 및 과실 치상)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신현우(68)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 씨, 선임연구원 최모 씨를 구속했다. 지난 2011년 사태가 불거진 후 5년 만의 형사 처벌이다. 검찰은 후속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PHMG가 함유된 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책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 유통업체가 제조한 가습기를 사용한 가정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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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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