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옥시 사과, 불매 운동 겁나서 쇼하는 것"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옥시 이사회 8명 살인죄 등으로 형사 고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 라케시 카푸어 등 이사회 8명 전원을 살인죄, 살인 교사죄, 증거 은닉죄 등으로 한국 검찰과 영국 검찰에 형사 고발한다. 또 집단 민사 소송도 16일에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원고로 참가하는 피해자 수는 121명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그리고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2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제 와서 (옥시 측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은 국민적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이 겁나서 쇼 하는 것"이라며 "다국적 기업 RB코리아를 불매 운동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0억 피해 기금 관련해서도 "이것이 완전한 피해 대책인가"라고 반문한 뒤, "100억은 피해 기금이 아니라 인도적 기부금이라며 환경부에 준 것"이라며 "22명 사망한 롯데마트가 100억 원인데, 103명 사망한 옥시도 100억 원이라니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 불매 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각종 조작, 은폐의 문제가 드러나며 형사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애초 계획대로 옥시 영국 본사 한국 검찰 형사 고발과 집단 소송을 16일로 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7개 시민단체들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 처벌 촉구 옥시 상품 불매 선언 시민사회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들은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해 PHMG를 넣은 뉴 가습기 당번을 제조하고 판매하려 할 때 신제품 안전 테스트의 필요성이 검토되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고, 이후 11년간의 판매 과정에서도 아무런 안전 점검을 하지 않은데 대한 직간접 지휘의 책임이 있다"고 형사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 199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 관리 제도를 왜 한국에서의 가습기 살균제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적용하지 않았는지, △ 국내 대학 및 정부 산하 연구 기관에서의 관련 연구에서 실험 조작과 은폐 및 연구원 매수 등 불법, 탈법 행위에 RB코리아(前 옥시레킷벤키저)를 100% 소유한 영국 본사가 직간접으로 지휘하고 조정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1~2차 조사에서만 확인된 제품 사용 사망자가 103명, 생존 환자가 300명 등 모두 403명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며 "현재 피해 신고가 쇄도하고 있어 피해자가 수백, 수천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들은 지속해서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일 것도 밝혔다. 이들은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행해지는 대형 할인매장의 옥시 판촉 행사는 가습기 살균제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 덮어주기"라며 "방송의 옥시 제품 광고도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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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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