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진실'은 안중에 없고 '세금'만 계산"

4.16연대 "세월호 특조위 활동 강제 종료 가이드라인 제시하나" 규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또 한 번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가슴에 멍을 남겼다. 지난 26일 청와대 출입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문제에 대해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한 것. 이에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27일 논평을 내 "특조위 활동 기간을 반토막 내려는 가이드라인"이라며 규탄했다.

"세월호 특위가 그동안 죽 활동을 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6월 달까지 하고 9월 달까지 여러 가지 자료를 잘 만들어서 그렇게 정리해 나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번 선거가 끝난 다음에 이것을 연장하느냐 이것을 어떻게 하느냐 그런 것이 국회에서 얘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6월까지 이게 지금으로써는 마무리가 된다면 그동안 재정이 150억 원 정도 들어갔고, 또 그것을 정리해서 서류를 만들어서 죽 해 나가려면 거기에 보태서 재정이 들어가겠죠. 인건비도 거기에서 한 50억 정도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것을 연장하느냐 하는 그런 문제가 나와서 그 부분은 또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런저런 것을 종합적으로 잘 협의하고 그렇게 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박근혜 대통령 26일 오찬 당시 세월호 특조위 관련 발언 전문)

4.16연대는 특조위 활동 기간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국회 협의'를 언급했지만, 세금을 운운하는 것은 사실상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청와대가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별법을 제정할 때도 그렇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그 결과가 수사권 기소권 없는 반쪽짜리 특별법"이라며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고 특조위 활동 기간을 강제로 끝내려는 의도를 거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4.16연대는 박 대통령 발언의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의 쟁점은 '연장'이 아니라 '보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쟁점이 무엇인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6월 말 종료'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법조문에 대한 일방적인 왜곡이라고 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7조는 특조위가 구성을 마친 날부터 최대 1년 6개월간 조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고, 이후 종합보고서 등을 작성하기 위해 활동 기간을 3개월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이 법은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세월호 특별법 부칙 제1조를 근거로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부칙 1조는 세월호 특조위라는 국가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시기를 밝히고 있는 조문일 뿐, '특조위가 구성을 마친 날'을 표현하는 조문이라 할 수 없다"며 "누가 봐도 명확한 이 법조문을 의도적이고 일방적으로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이 세금 문제를 앞세운 데 대해 "'진실'은 안중에 없고 '세금'만 계산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세금 운운하며 조사 방해에 앞장설 것인가"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 앞에 해야 할 말은 따로 있다"며 "청와대가 세월호 가족들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행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성역 없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스스로 요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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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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