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총선 전망은?…'엄살'과 '허세' 사이

새누리 "과반 어려워", 더민주 "100석도 어려워"…국민의당 "최대 40석"

4.13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10일, 각 당은 자체 분석한 총선 판세를 근거로 예상 획득 의석 수를 내놓았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이 어렵다'며 지지층의 위기감을 고조해 결집을 노리는 전술로, 국민의당은 세를 과시해 막판 표 이탈을 막으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선거 상황이 쉽지 않다"며 "자체 판세 분석으로는 145석 전후를 얻어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비례대표 예상 의석 18∼20석을 포함해 총 144∼146석 정도"를 예상한다고 그는 부연했다.

안 대변인은 그 근거로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굉장히 높았고, 부산·대구는 가장 낮았다"며 "이른바 '반드시 투표'층에서 우리가 약하다"는 점을 댔다. 그는 "선거 초반에 비해서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누리당 지지층이 실망감을 거두고 투표장에 나와 우리 당에 애정을 다시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어려운 선거를 하고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선거인데다 대통령까지 선거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우세 지역은 '경합 우세'까지 포함해도 60석 정도다. 경합 지역 40곳을 여야가 반반 나누더라도, 비례대표까지 포함해도 100석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여당에서 엄살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보면 여당이 130곳 우세에 경합 40군데 반을 가져가면 지역구만 150석이 넘는다. 비례대표를 포함시키고 (여당 성향) 무소속들이 여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새누리당이) 180석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엄살이나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와 더민주는 모두 기존의 여야 1:1 구도를 전제로 양 쪽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선거 초반 나왔던 '180석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언젠가부터 쑥 들어가고 '잘못했다. 살려 달라'고 읍소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더민주도 연초까지는 문재인 당시 대표가 '새누리당 과반을 저지하지 못하면 정계 은퇴'라고 배수진을 쳤었지만,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지난주 '107석에 미달되면 비례대표 의원 자리도 내려놓고 당을 떠나겠다'고 기준을 낮춰 잡았다. 그러다 총선 닷새 전부터는 아예 '100석도 어렵다'는 얘기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들과는 반대되는 전술을 택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선거에서, 제3정당이나 진보정당은 지지율보다 득표율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사표(死票) 방지 심리' 때문이었다. 따라서 3당 혹은 소수 정당의 캠페인은 예컨대 '3번을 찍으면 1번이 된다'는 인식을 뒤집기 위해 '3번을 찍으면 3번이 된다'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녹색(국민의당 상징색) 바람'이 전 지역, 전 계층으로 확대 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현재 시점에서 예상 의석 수를 호남 20개, 수도권 각 4~5개, 비례 10개 등 35개 정도로 예측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30~40개 사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매일매일이 다르다. 수도권에서 매일 체감하는 것이 다르다. 매일 상황이 바뀌고 좋아지고 있다"(<뉴시스>), "새누리당 지지자였거나 더민주 지지자지만 비례대표 정당투표에 대해서는 3번을 찍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아주 깜짝 놀랄 만한 결과도 나올 수 있으리라 조심스럽게 예측한다"(<뉴스1)며 분위기 고조에 나섰다.

▲왼쪽부터 안형환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 ⓒ프레시안

호남 판세 예측은? 더민주 "5~10석", 국민의당 "20석 또는 그 이상"

한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국민의당과 더민주는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더민주의 정장선 단장은 문 전 대표의 '조건부 정계 은퇴' 선언이 호남 지역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광주 전체를 '경합' 내지 '열세'로 봐야 한다"며 호남 28석 중 5~10석을 예상했다. 다만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행보에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호남 분들이 넓은 마음으로 잘 받아 주신다는 보고와 평가들을 받고 있다. 저희는 그런 점을 희망적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당 이태규 본부장은 "(문 전 대표의 광주행은) 저희 자체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혀 영향이 없다. 지지도 추이에 어제까지 전혀 변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호남 의석은 '20개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좀 더 낮은 자세,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20개'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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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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