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건강 위협하는 경찰버스 공회전 이제 그만!

[함께 사는 길] 공회전 연료비, 2년간 26억 사용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1월부터 초미세먼지로부터 시민건강을 지키고자 '미세먼지 안녕'이라는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흡연으로 인한 직접사망사례보다 초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인구수가 훨씬 더 많다는 게 통계자료이다.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가.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지 낮은지를 알려주는 것밖에 하는 게 없는 듯하다. 시민건강을 책임지고 지켜야 할 정부가 초미세먼지의 배출원을 관리하고 저감하려는 노력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버스 공회전도 마찬가지다.

ⓒ함께사는길(이성수)

경찰버스는 공회전 단속 제외?

서울 도심지역에서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오염원은 자동차의 배기가스다. 이 중 경유차량의 질소산화물(NOx)이 주요 오염물질이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는 자동차의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따라 터미널, 차고지, 주차장 등의 장소(서울시는 전 지역)에서 자동차의 공회전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버스는 경유차량이지만 단속에서 제외되어 있다. 현재 서울경찰청 소속 버스(384대)는 모두 경유차량이지만 '서울시 자동차공회전 제한에 관한 조례 제5조 제1호'의 의해 긴급자동차로 분류되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버스 384대가 한 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2014년 기준 217tCO₂(각종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에 달한다. 이는 전년에 비해 16.4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2013~2014년 경찰 버스가 공회전한 시간은 총 259일(난방 167일, 냉방 92일)이며, 공회전에 쓴 연료비(경유)는 26억3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상시적인 공회전으로 초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4일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버스 공회전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환경연합이 제기한 문제는 첫째로 경찰버스의 공회전으로 인한 시민건강의 위협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버스 같은 대형 경유차량의 공회전은 휘발유 차량에 비해 대기오염 물질을 33배 더 배출하고 있어 인근 상점과 주민들의 건강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시민의 안녕을 위해 존립하는 경찰이 시민의 건강을 도리어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역차별 문제이다. 조례를 보면 5분 이상 공회전을 할 경우 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것을 집행하는 경찰은 공회전을 상시적으로 하면서 일반 자동차 공회전을 단속하고 관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 서울환경연합은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경찰버스 공회전 금지와 친환경차량 교체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자원

대기 중 경찰버스 공회전 금지해야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지방경찰청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첫째, 시민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경찰버스 공회전을 금지할 것. 둘째, 경유차량인 경찰버스를 친환경차량으로 교체할 것. 이에 대해 경찰청은 내부에서 논의해 보겠다는 불성실한 답변을 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부터 매일 경찰버스 상시대기 장소를 찾아가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경찰버스 공회전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또한 제도적으로 긴급 상황인 아닌 단순 대기 중인 경찰버스의 공회전을 단속하고 금지하기 위한 조례개정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변화는 찰나의 선택이 아니라 지속적인 행동에 의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초미세먼지로부터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를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다.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바로 가기 :
<함께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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