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법, 무소속은 '나 몰라라'

특정 언론 여론조사만 공영방송 토론 기회 주어져



[앵커 한창기 국장]

현행 선거법이 현역 의원들과 정당 출마자들만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상한 선거법 때문에 무소속 출마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공영방송 선거 토론회 출연을 봉쇄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소속의 경우 특정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만을 출연 자격에 부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 당연히 이들 특정 언론사들은 관심 지역이 아니면 돈을 들여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무소속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토론 기회를 박탈당해야 하는 불공정한 선거 현장.

이현석 기자가 고발합니다.

[REP 이현석 기자]

전직 국회의원으로 부산에서 무소속 출사표를 던진 박승환 후보.

이번 4.13 총선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뒤늦게 단수공천지역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경선 여론조사 한번 제대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탈락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관심 지역이 아니란 이유로 여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그나마 빠듯한 운동 기간 동안 자신을 알릴 선관위 주최 선거방송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현행 선거법 82조 2항입니다.

‘여론조사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100분의 5 이상인 후보자’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INT 부산 선관위 관계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정하는 언론기관이 공표를 한 여론조사여야 하거든요.”
“ㅇㅇ신문, ㅇㅇ일보, 일간ㅇㅇㅇ경제. 여기서 공표되신 걸 기준으로해서 100분의 5 이상이시면 참여가능하시거든요.”

박 후보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토론에 출연할 수 있는 선거법상 지역 유권자 지지율을 몇 배나 뛰어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INT 박승환 / 동래구 후보]

“공정한 선거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법률의 규정도 상당히 거대정당의 기득권을 지키는...”

부산의 또 다른 지역구입니다.

박 후보와 같은 전직 국회의원이 무소속 출사표를 던진 지역입니다.

여야 정당 후보와 삼자 구도가 형성돼 있는 곳인데 이곳은 이미 등록된 특정 언론사 중 한 곳에서 여론조사를 공표했습니다.

무소속 장제원 후보의 지지세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조사결과 실제로 이 후보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당연히 4월 5일 토론방송이 예정돼 있습니다.

새누리당 경선여론조사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허남식 전 시장을 누르고 공천을 받은 김척수 후보.

수년 동안 지역을 갈고 닦아온 그는 경선여론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무소속 출마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부산시 선관위는 선거법이 그렇게 돼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STD 이현석 기자]

모든 유권자에게 공정한 투표권이 보장돼야 하듯이 모든 출마자들에게도 공평한 선거운동권이 주어져야만 합니다.

무소속이라고 해서 잘못된 선거법 때문에 자신을 알릴 기회를 봉쇄당해야 한다면 이는 제도권 내에 있는 현역들과 정당들이 국민이 준 권한을 남용해 오히려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하고 있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특정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지역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합리적인 선거법 개정이 시급해 보입니다.
·
프레시안 이현석입니다.

[촬영 편집] 이상우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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