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의 '대구 돌파', 이번에는 성공할까?

[4.13 총선 격전지 10 ⑦] 대구 수성갑…김문수 vs 김부겸

<프레시안>은 4.13 총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 및 영호남 지역 10곳을 선정, 선거가 끝날 때까지 해당 지역의 이슈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른바 '스윙 보터' 지역이다.

지난 총선 결과 등을 토대로 수도권에는 은평, 마포, 종로, 용산, 노원, 경기 수원.용인 등 6개 권역을 '스윙 보터' 지역으로 선정했다. 수도권 지역의 상당수가 '스윙 보터' 지역으로 볼 수 있지만, 이번 선거의 상징성, 출마자 면면 등을 참고해, 6곳을 '샘플'로 정했다. 이 지역의 인물, 구도, 이슈를 따라가다보면 수도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특별히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대구 동구, 대구 수성을 지역, 창원 등 영남권 3개 권역과 호남권의 광주 등 총 4곳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 지역들은 수도권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이다. <프레시안>은 10곳과 관련된 상세한 리포트를 10회에 걸쳐 순차적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예기치 않은 사태로, 4.13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구 정치인은 동을의 유승민 의원이 돼 버렸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대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는 동을이 아닌 수성갑이었다. 수성갑에서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 맞붙는다. 각자 다른 선거구에 나와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이들인데, 심지어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어 버렸다. 승자는 바로 대선행(行)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총선 선거 운동 기간 첫날인 지난달 31일, 수성갑 지역구에서는 치열한 유세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후보나 김부겸 후보 모두, 사전에 계획된 유세 일정이나 시간표 따위는 없었다. 캠프 관계자들에게 '지금 후보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양 쪽 캠프의 반응은 "글쎄요, 저희도…"로 정확히 똑같았다.

이들의 유세 계획에는 모두 '시작 지점'만 있었다. 그 이후는? 선거 유세 차량 등을 이용해 지역을 샅샅이 훑었다. 차량으로 5분 이동하고 차에서 내려 유권자들과 5분 동안 악수하고 대화하는 게릴라 유세, 시장 골목 전체를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유세가 이어졌다. 흡사 농구 경기의 '올 코트 프레싱'을 연상시켰다.

선거구 곳곳을 누빈 두 후보는 이날 오후 4시께 신매시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약 20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김문수 후보는 "야당이 뭘 했느냐"며 "울산공단을 박정희가 만들었느냐 야당이 만들었느냐"고 이 지역의 뿌리 깊은 '박정희 사랑'에 기댔다. 그는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 발목 잡는 사람들 아니냐"며 "매일 브레이크만 잡는데, 브레이크를 잡으면 차가 안 간다"고 했다.

▲ 새누리당 김문수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오후 신매시장 인근 시지천마타운 삼거리 앞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프레시안(곽재훈)

김부겸 후보는 "한 세대, 30년 동안 같은 당만 찍어대 가(가지고), 무슨 대구에 변화가 있고 발전이 있겠느냐"며 "(한 정당에만 투표한) 그 대가가 이번 여당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났느냐"고 '유승민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호구냐"며 "이번에 한 번 마음 단디(단단히) 먹고 바꿔 보자"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 후보가 31일 오후 신매시장 인근 달구벌대로 가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프레시안(곽재훈)

여론 조사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SBS가 TNS에 의뢰해 조사한 후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김부겸 후보 지지율은 무려 52.9%였던 반면 김문수 후보는 34.6%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도 49.4%를 얻어 김문수 후보(36.7%)에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를 넘어 앞섰다. 같은 달 27일 <영남일보>와 대구문화방송(MBC)의 리얼미터 의뢰 조사에서도 김부겸 후보는 52.7%로 과반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고, 김문수 후보는 38.2%에 그쳤다. 당선 가능성 역시 김부겸 50.8%, 김문수 40.0%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공표된 <연합뉴스>-한국방송(KBS)-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김부겸 46.3% 대 김문수 36.9%로 집계됐다. 지지율 차이는 9.4%포인트로 오차 범위(95% 신뢰도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넘었다. 단, 이는 지난 2월 16일자 <연합뉴스>-KBS-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김부겸 48.1%, 김문수 27.3%였던 데 비하면 격차가 다소 좁혀진 것이기는 하다. 그밖에 3월 22일자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3월 10일자 <매일신문>-대구방송(TBC)-한국갤럽 등 다른 조사에서도 대부분 김부겸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우세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3월 13일자 <국민일보>-기독교방송(CBS)-리얼미터 조사에서 김부겸 43.8%, 김문수 41.9%로 혼전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 최소 격차였다.

이 여론 조사 결과를 놓고 김부겸 후보 측은 "17번의 조사에서 10~15%포인트 차이가 나니 수도권이나 통상 지역 선거 같으면 '우세'로 규정해도 된다. 하지만 대구는 정당 지지도가 55:15인 지역이기 때문에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문수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 조사는 물론 귀중한 자료지만, 김부겸 후보가 지역구에 투여한 절대시간이 김문수 후보와는 비교가 안 된다"며 "따라서 초반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여론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우리(김문수 캠프)'가 아니라 외부적 변수"라며 "이런 일이 자꾸 생겨서 방어적 입장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외부적 변수'란 두 말할 필요 없이 '유승민 사태'를 뜻한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유승민 사태의 영향이 있다"며 "공천 파동 이후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급추락을 했다. 여론 조사 전문가들도 그렇게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게임은 지금부터"라며 "김문수 후보의 장점인 성실함과 부지런함으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캠프 관계자의 말처럼, 실제로 신매시장 인근에서 만난 장규환(64세, 자영업) 씨는 "김부겸 지지 여론이 높다고는 하지만 숨은 표가 있으니 누가 이겨도 별 차이가 안 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문수가 되지 않겠나"라고 하면서도 "유승민이 공천을 줘야 하는데 안 줬다. 서울에서도 그것 때문에 새누리당이 어렵다고 하는데, 수성갑 선거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 신매역 인근에서 만난 45세 직장인 A씨도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바꿔야 한다'고 하고, 반면 어른들은 '빨간(빨갱이) 당은 안 된다'고 한다. 우리 집안도 갈렸다. 장인 어른은 '빨간 당' 얘기를 하지만, 저는 변화를 좀 주는 것, 바꾸는 것이 좋지 않나 한다. 바꾸지 않으면 발전도 없을 것이다"라면서 "유승민 효과도 있다. 유승민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했는데), 내가 봐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왜 (새누리당은) 유승민을 그렇게 하느냐"고 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 경기지사까지 지낸 '큰 인물'이 왜 고향으로 내려와 편한 길을 가려 하느냐는 비판이 있는 데 대해 캠프 관계자는 "타지 가서 일했다고 고향을 잃어버리나. '대구가 배출한 인재'가 타지에 가서 성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귀향한 것으로 봐 달라"며 "경기도에서 도지사로서 역할을 했고, 이제 여생은 고향을 위해 일해 보겠다"고 받아 넘겼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아직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듯 보였다. 장규환 씨의 친구라는 신진환(62세, 자영업) 씨는 "경기도지사 할 때는 지역에 전화 한 통 안 했지 않느냐. 그게 타격이 크다"고 했다. 신 씨는 "김문수는 '친박'이 아니라서 대구 선거에서 고전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문수 캠프는 '김문수는 친박이 아니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유승민-공천 파동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인데, 또 거기에 휘말리면 사람들이 우리 상품(후보, 정책)을 안 보려 할 것"이라며 최소 대응(로우-키) 전략을 취하고 있다.

▲ 대구 수성갑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31일 오후 신매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프레시안(곽재훈)

'원조 강남'은 새누리 텃밭인데 왜 '대구의 강남'은 다른가?

왜 '보수의 성지'라는 대구, 그것도 대표적인 부자 동네로 꼽히는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가 대폭 리드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 걸까? 보통 소득, 재산 수준이 높을수록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일반론이다. 그래서 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은 여당의 텃밭이다. 야당의 불모지로 불리는 영남권에서 그나마 야당 세가 강한 곳은 대개 그 지역의 서민 동네다.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 지역인 울산 북구나 경남 창원시 성산구가 그렇고, 문재인 의원이 2012년 당선됐던 부산 사상구가 그렇다.

하지만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에 비유된다. 단지 부자 동네라는 것뿐만이 아니다. 집값, 소득 수준, 교육열,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다른 지역에 대해 가지는 은근하고 미묘한 우월적 지위까지 닮아 있다. 예컨대 수성구의 집값과 전셋값은 단지 '대구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 아니라,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월말 현재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기준 1제곱미터(3분의 1평)당 325만 원이고, 전세가는 245만 원이다.

대구 전체 평균(매매 260만 원, 전세 197만 원)과 비교하면 아예 다른 광역 단위 수준이다. 수성구의 집값은 서울시 평균(매매 525만 원, 전세 372만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울의 중랑, 노원구와 비슷하고, 경기도 평균(매매 293만 원, 전세 230만 원)보다는 높다. 부산의 신(新)부촌으로 떠오르는 해운대구도 매매 288만 원, 전세 204만 원으로 수성구에 미치지 못한다.

수성구에서도 가장 비싼 지역은 바로 수성갑 선거구에 속한 범어동으로, 아파트 매매가는 1제곱미터당 418만 원(평당 약 1390만 원), 전세가는 307만 원을 호가한다. 서울 강남구(구 평균 매매 1016만, 전세 563만)나, 강남구에서도 가장 높다는 개포동(1411만, 414만)에 댈 바는 아니지만, 바다 전망의 고급 아파트촌이 즐비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370만/226만)보다도 높다.

월세는? 서울의 웬만한 동네보다 더 비싸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월 수성구의 아파트 월세는 평균 114만7000원으로, 대구 평균(65만5000원)은 물론 수도권(75만8000원), 서울 평균(90만5000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수성구 아파트 월세는 서울 성동구(98만5000원)와 광진구(117만7000원) 사이로, 전국 최고인 용산구(139만8000원) 및 강남-서초-송파구(135만 원대)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95만4000원), 고양시 일산동구(95만3000원)보다도 높다.

이런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당연히 매월 벌어들이는 소득이 높은 이들이다. 대구의 의사, 변호사, 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들은 수성구에 사는 게 당연시된다. 이런 직종 사람들끼리 처음 만나서 대화하다가 '어디 사시느냐'는 물음에 수성구가 아닌 주소를 대면 다음 질문은 '왜…?'라고 한다. 거주지가 수성구라는 것은 일종의 지위 비슷한 것으로까지 보인다. '서울 사람'이 '지방 사람'에 대해 갖는, '강남 사람'이 '강북 사람'에 대해 갖는 암묵적인 어떤 것과 비슷하다.

ⓒ프레시안(곽재훈)

그렇다면, 서울의 강남은 새누리당의 텃밭인데, '대구의 강남'에서는 왜 야당 후보가 계속 앞서갈까? 이 지역이 특별히 야당 세가 강했던 지역인 것은 아니다. 이전 선거에서 나타난 투표 성향을 보면, 대구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보수의 텃밭이었다.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인 13대 총선 이후 19대까지 모두 새누리당 계열의 정당(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정당 등)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유일한 예외는 15대 때 박철언 의원이 자민련 후보로 나와 당선된 것인데, 자민련은 야당이기는 했지만 새누리당보다 더 보수적 색채를 가진 정당이었다. (자민련은 2006년 한나라당에 흡수 합당됐다.)

다만 변화를 향한 요구가 없지는 않았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비록 낙선하기는 했지만 김부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40.4%의 득표율을 올렸다. 당선자가 된 이한구 의원(52.8%)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았으나, 대구 지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야당 득표율이었다. 19대 총선 당시 대구 다른 지역구에서 야당 후보들은 대부분 20%에 머물렀고(6곳), 10%대 득표율을 기록한 곳이 2곳,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친 곳도 1곳 있었다. 그런데 김부겸은 40.4%였다.

더 주목받는 것은 지난 2014년 지방 선거 결과였다. 김부겸 후보는 당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게 56.0% 대 40.3%로 패했다. 그런데 '대구의 강남' 수성구에서는 박빙세가 연출됐다. 수성구에서는 권영진 50.0%, 김부겸 47.5%로, 김부겸 후보 지지율이 대구 지역 8개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수성갑만 떼내어 보면 오히려 김부겸 후보 득표율이 더 높았다. 수성갑 지역구인 범어·만촌·황금·고산동에서는 권영진 46.7%(5만6표), 김부겸 50.1%(5만3689표)였다.

'김부겸의 개인기'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수성갑에서는 진보신당 이연재 후보가 이한구 의원을 상대로 득표율 19.0%를 기록했다. 이는 당시 대구 지역 총선에서 친박연대를 제외한 야권 소속 후보가 올린 2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야권 1위도 수성구였다. 수성을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2년 대선 때 수성구에서는 박근혜 후보 79.7%, 문재인 후보 21.0%의 득표율이 나왔다. 물론 '박근혜 지지' 표가 압도적이지만, 그나마 대구에서는 이 정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대통령 득표율이 낮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수성구와 북구(79.46%), 달서구(79.72%), 동구(79.9%) 순이고, 나머지 4개 구·군은 80%를 상회했다. 문재인 지지 표가 20%를 넘은 곳도 수성과 북구(20.2%)뿐이었다. 이 역시 수성갑만 떼내면 더 높다. 박근혜 77.8%, 문재인 28.0%.

왜일까? 계층별 투표보다 세대별 투표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한국 선거의 특징이, 수성구의 이같은 투표 성향을 낳은 한 요인일 수 있다. 수성갑 지역 인구 구성을 보면, 올해 2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기준 전체 인구는 26만1063명이고, 이 가운데 20세 이상 유권자는 19만5546명이다. 연령대별 인구 수 및 '20세 이상 인구 대비 구성비'(전체 인구 대비 아님)는 20대 3만3079명(16.9%), 30대 2만7721명(14.2%), 40대 5만4016명(27.6%), 50대 4만856명(20.9%), 60대 3만9874명(20.4%)이다.

이는 대구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60대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낮고 40대 이하 젊은층이 많은 것이다. 통상 야권 지지 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40대 이하 인구 비율이 대구 전체에서는 55.5%인데, 수성갑에서는 58.7%로 3.2%포인트 높다. 반면 보수적 성향의 60대 이상 인구 비율은 3.0%포인트 낮다. (대구 전체 인구는 2016년 2월말 현재 총인구 248만6589명, 20세 이상 유권자 199만2387명이다. 20세 이상 인구 대비 연령대별 구성비는 20대 16.4%, 30대 17.1%, 40대 22.0%, 50대 21.1%, 60대 23.4%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연합뉴스>-KBS 조사 결과를 보면, 김문수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62.9%의 지지를 받았으나 40대 이하에서는 20%대에서 30%대 초반에 그쳤고, 50대에서도 37.9%에 머물렀다. 반면 김부겸 후보는 20대와 30대에서 김문수 후보에 대해 10%포인트 내외의 우위를 보였고, 40대(63.0%)와 50대(54.0%)에서는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 수성갑 지역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난 21세 이모 씨는 "저희 나이대는 대부분 김부겸"이라며 "그래도 야당이 좀더 진보적이지 않나"라고 했다.

김부겸 후보 측 관계자는 이같은 세대별 투표 성향에 대해 "대구의 가장 큰 균열점은 소득이나 학력보다는 세대"라며 "45세까지는 7:3 이상으로 '변화'를 선호하고, 50대도 6:4로 '변화' 쪽이다. 60대 이상은 반대로 8:2로 '안정'을 택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변화'는 김부겸을, '안정'은 김문수를 지지하는 성향으로 나타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같은 세대 간 균열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대구가 정체된 상태로 20~30년을 왔다"는 점을 들었다.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있지만 이들이 딱히 택할 만한 선택지가 없었는데, 그게 김부겸 후보와 결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프레시안(곽재훈)

또 수성구는 대구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학원가가 밀집해 있다. 서울대 등 명문대 진학률도 높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학벌 기지로 꼽히는 경북고도 수성구에 있다. 김부겸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모두 경북고 출신이다. 수성구의 4년제 대학교 재학 이상 학력(졸업·수료·중퇴 포함, 4년제 미만 제외) 인구 비율은 2010년 기준 34.3%로, 같은해 대구시 평균(29.3%)보다 5%포인트 높았다.

양쪽 캠프는 이런 지역 특성이 저마다 자기 측에 유리하다고 하고 있다. 김부겸 후보 측 관계자는 "대구시 의사, 교수, 변호사들의 거의 전부와 기자들의 3분의2가 수성구에 산다"며 "주민 학력이 굉장히 높은 지역이다. 김 후보가 처음에 수성을 택한 것도, 학력이 높아 '정보 효과'가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김부겸이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고, 나름대로 확신을 가지고 관행적인 투표를 바꿔볼 수 있는 사람들이 수성구 주민들"이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 측도 지역구 특성에 대해 "민도가 높고 정치 의식이 높은 분들"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중산층, 고학력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정치적 관심과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대구의 심장같은 역할을 하는 수성갑 주민들의 판단이, 유세 과정에서 보여준 김문수 후보의 모습에 의해 바뀌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기사에 인용된 선거 관련 모든 여론 조사의 상세 사항(표본오차, 응답률 등)은 중앙선거여론 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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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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