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3일 부산 방문 일정 도중 "우리 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기 위해 영입 인사를 이른바 '자객 공천'한 것이 불과 사흘 전이다. 영입 인사를 새누리당과 대결하는데 투입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일을 하고 있다"며 "한 손으로 협박하고 다른 손으로 회유하는 것을 뭐라고 하느냐, 비겁한 공작이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이 제안은 제안이 아니라 국민의당에 대한 정치공작이고 공격"이라며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전환용이라는 것을 모든 분들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우뚝 서는 것을 방해하고 저지하려는 정치공작"이라며 "심지어 '안철수만 빼고 다 받겠다'는 오만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도대체 우리 당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면 이런 막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더민주에 대해 "총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패권주의, 배타주의 만년 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거나, 김 대표에 대해서도 "헌정을 중단시킨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전두환 군사정부 초기의 통치 기구) 수준으로 전권을 장악했음에도 김 대표는 당의 주인이 아닌 임시 사장"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기득권 양당 체제를 깨는 것이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만년 2등만 하겠다는 야당을 바꾸는 선거"라고까지 했다. 그는 "'여당을 심판하려면 야당 내부 문제는 덮고 가자. 일단 힘을 합치고 보자'는 분들이 있다"며 "정치권이 선거 때만 되면 온갖 쇼를 하면서 달라졌다고 하며 연대와 통합을 외치지만, 선거 끝나면 무엇이 바뀌더냐.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140석을 얻었는데 무엇이 달라졌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세 번에 걸쳐서 통합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했던 사람"이라며 "말로만 통합을 외치고 실제로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세력에 비해 저는 직접 행동했지만, 그 결과는 야당의 기득권을 강화시켜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기득권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어떠한 헌신이나 희생도 할 생각이 없다"며 "단일화, 통합 이야기밖에 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야당으로는 정권 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이처럼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원색 비난을 퍼부으며 초강경 자세를 보인 것은 '통합 불가'라는 자신의 기존 입장을 당 내에서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안 대표는 "제안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일축했지만,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진의를 알아보겠다"고 반응하면서 '통합 문제를 놓고 국민의당 지도부 내에 입장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전날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지원 의원도 야권 내 대표적인 통합론자다. 이런 가운데 당의 간판이자 최대 주주인 자신의 입장이 단호함을 내보임으로써 당 내 이견을 제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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