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선소' 현대중공업, 또 사망사고

사고 현장에서 즉사…노조 "일상 점검도 하지 않아"

현대중공업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울산 동부경찰서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쯤 울산조선소 해양사업부 해양공사 4부 조모 씨(31)가 리프팅러그(해양 플랜트 모듈을 드는 데 사용하는 철제 구조물)에 깔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조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차에 실려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있는 울산대학교 응급실에 오후 4시 25분쯤 도착했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고 시 장기가 심하게 손상되는 중대재해를 당해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내하청업체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조 씨는 이날 현장 점검을 나갔다가 리프팅러그가 쓰러지면서 변을 당했다. 정규직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사고는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 옆으로 누워 있는 분홍색 기둥이 이번에 사고가 난 리프팅러그. 리프팅러그는 사진 뒤편에 보이는 또 다른 리프팅러그처럼 16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게 정상이다. 이에 지지대가 필수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 난 리프팅러그에는 지지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리프팅러그는 그동안 잦은 사고로 현대중공업노조와 하청지회에서 여러 차례 안전조치 관련, 문제제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번 사고가 발생한 리프팅러그에는 지지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현장에 설치된 두 개의 리프팅러그 중 하나에만 지지대가 설치돼 있고, 나머지 하나에는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리프팅러그 기둥은 약 16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게 정상이기에 이를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서포트가 필수다. 하지만 약 한 달 반 동안 서포트 없이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이지만 하청 노동자가 사망해도 이상할 게 없는 사고였다"며 "회사가 2014년에 하청 노동자들이 죽어나가자 안전설비를 위해 3000억 원을 쏟아 붓는다고 했지만, 정작 일상적인 안전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사 측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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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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