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스폰서 검사' 등 3명 3시간 만에 영입 "취소"

安 "진심으로 사과드린다"…한상진 "합류 공식 취소, 검증 철저하지 못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새로 영입한 인사들의 과거 비리 연루 의혹이 논란이 되자 급히 이들의 '합류 취소'를 선언하는 일대 해프닝을 빚었다. '스폰서 검사'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던 한승철 전 검사장, 북풍 사건 개입 의혹 무마를 위한 뇌물 혐의로 기소유예된 김동신 전 국방장관, 취업 지원자들의 성적을 조작해 인사 청탁을 들어준 허신행 전 농수산장관 등의 신당 합류를 발표해 논란을 빚은 지 3시간만의 일이다. (☞관련 기사 : 安신당 영입 1호는 '스폰서 검사' 무죄확정 한승철)

안 의원은 8일 오후 6시께 신당 당명 발표 브리핑을 앞두고 당사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의욕이 앞서다 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고 공식 사과했다. 안 의원은 "창준위 발족 후에는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갖춰서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한 전 검사장 등의 영입 회견을 주재했던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서울대 교수)이 "새롭게 합류하는 인사들에 대해 사전에 보다 철저하고 신중하게 검증하지 못했다"며 "문제 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합류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는 인사의 합류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비록 법률적으로는 무죄를 받았다고 하지만, 사회 윤리와 도덕의 측면에서, (또) 국민 정서상 용인되지 않고 논란의 소지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창준위 발족 후에는 보다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갖춰 이런 오류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 전 검사장과 김·허 전 장관 등 3명의 신당 합류는 백지화됐으나, 이번 해프닝은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한길 의원이 예상보다 빨리 신당에 합류한 데 이어 한 위원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공동으로 창준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신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였다. 또 신당은 이날 '한국갤럽'의 총선 지지 정당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안이기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안철수 신당 측에서는 주말을 앞둔 이날 저녁 새 당명을 발표하고 오는 10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하며 이같은 여론의 관심이 유지되도록 일정을 짜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때 아닌 비리 전력 인사 논란으로 이같은 흐름이 끊어지게 됐다. 또 이번 사태를 통해 인사 검증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서 신당 창당 때마다 거론되는 '부실한 준비', '졸속 창당'이라는 꼬리표가 이번에도 따라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주자로서 안 의원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위터와 포털사이트 댓글 등을 보면 "(창당 가지고) 장난하는 거냐", "포털 사이트 검색이라도 해 보라"며 실망감을 표하는 반응이 많다. 신중하지 못한 판단을 하고, 몇 시간만에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인에게 좋은 일이 될 리는 없다. 반면 "잘못을 빨리 인정한 것은 잘했다"며 솔직하게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평가한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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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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