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7시간 가까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선거구 획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15일은 예비 후보 등록일이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끝나는 날이다.
그간 새누리당은 농어촌 선거구 보존을 위해 비례대표 의석 수를 7석 줄이고 지역구 의석 수를 7석 늘리자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축소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50%를 도입하자고 맞서왔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막판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10%포인트 줄인 40%로 도입하자고까지 양보했으나, 새누리당은 이마저 거부했다.
대신 새누리당은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안을 야당에 제시하는 조건으로, 기업활력제고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노동 개혁' 5개 법안을 새정치연합이 합의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업활력제고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야당이 각각 '재벌 특혜법', '의료 영리화법'이라고 반대하는 법안이다. 기간제 사용 기간을 늘리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노동 개혁' 관련 법은 문재인 대표가 '노동 개악법'이라는 이유로 절대 수용 불가를 선언한 바 있다.
결국 '선거 연령 인하'와 '박근혜 대통령 관심 법안 전부 원안 통과'를 맞바꾸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새정치연합의 반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시간의 협상 결렬 직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연합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비율을 40%보다 더 낮추면 받아들일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처음부터 새누리당이 받을 수 없는 제도였지만, 최근의 정치 상황,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받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자꾸 안 되는 것을 (새정치연합이) 받으라고 강권하니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한 발도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연말에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 상정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앞서 정 의장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연말에 직권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장이 선거구 안을 직권 상정할 경우,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에 유리한 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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