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진의 정치카페' 진짜 배후는 박근혜"

[이 주의 조합원] 백정현 피디 "조합비 값 톡톡히 치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2선 국회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의 말이 신호탄이 됐다. '친박계, 김무성 흔들기 본격화' '유승민 다음은 김무성?' '유시민 예언, 실현될까' 등 방송과 신문은 '김무성 마약 사위' 사건을 둘러싼 집권여당의 파벌 싸움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급기야 친박 핵심이자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 대선후보 불가론'까지 언급했다.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방송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유 작가의 한 마디가 <프레시안>을 통해 알려진 뒤, 24시간이 안 돼 벌어진 상황이다.(☞바로 가기 : 유시민 "박근혜, 김무성 무너뜨리기 마음먹은 듯")

청취자들도 크게 호응했다. <노유진의 정치카페> '순수한 안철수, 위기의 김무성' 편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연속 팟캐스트 포털사이트 '팟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덩달아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제작하는 정의당의 인기도 올라갔다. "유시민·노회찬·심상정 이들이 참 정치인이다"라는 칭찬부터 "정의당에 가입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움직임까지,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현재 가장 '존재감 쩌는' 방송이다.

▲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녹음 현장. ⓒ프레시안(이명선)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분명히 배후가 있을 텐데, 세 사람을 한 자리에 모은 이가 누구일까? 또 매주 방송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이는 누구일까?

놀라지 마시라. 인기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의 배후는 프레시안 협동조합 조합원인 백정현 피디다. 백 피디는 정의당 뉴미디어실 실장으로, 지난해 5월부터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총괄하고 있다. 이실직고하면, 유 작가와 노 전 대표 모두 프레시안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계기는? '정의당'을 알리기 위해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하면 정의당을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당시 정의당 지지율은 1~2퍼센트(%)였다(현재는 4%대로 올라왔다). 선거는 초시계처럼 다가오는데, 대중에게 파급력을 줄 수 있는 뭔가를 해야 하는데, 답답했다. 여러 아이디어 중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세 사람의 토크쇼가 있었다. 대중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준비해서 팟캐스트로 방송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세 사람에게 '한 번 해보자'라고 했지만, 기획자 입장에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이빨이 맞았을 때'는?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석 달여가 지났을까? 세 사람의 '케미(chemi)'가 자연스럽게 발산됐다. 진 교수는 사회자로, 청취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살핀다. 유 작가는 '타임라인'이라는 코너를 운영할 만큼 튀는 시선을 자랑한다. 노 전 대표는 두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도 사안을 촌철살인(寸鐵殺人) 한 마디로 정리한다. 리허설을 따로 하지 않는다. 제 나름대로의 트랙을 만들어 놓으면, 세 사람이 각자 그 위를 달린다.

진정한 배후가 따로 있다? 대통령이 열 받게 했다!

진 교수나 노 전 대표는 정의당과 관계된 일이라면, 언제든 오케이(Okay)하는 사람들이라 걱정하지 않았다. 단, 유 작가의 참여 여부가 문제였다. 유 작가를 찾아간 날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던 지난해 5월 19일이었다. 몹시 흥분해 있었다. 유 작가가 단박에 '열 받아서 안 되겠다'며 '뭐든지 하자'고 하더라.

추천 에피소드는? '인공지능' 김대식 박사 편!

▲ <노유진의 정치카페> 피디인 백정현 조합원. ⓒ프레시안(이명선)
2015년 신년특집으로, <빅퀘스천>(동아시아 출판사 펴냄)을 쓴 김대식 카이스트대학 교수를 초청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 등이 지난해 말 '인공지능(AI)이 인류의 멸망을 가지고 올지도 모른다'고 예언한데서 착안했다. 나름대로 모험적인 섭외였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AI에 대한 논란을 '노유진'과 김 박사가 미래(SF)가 아닌 현실(FACT)의 문제로 다뤘다. AI는 머지않아 노동시장을 위협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단절시킬 것이라며, 정치권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9월 8일 자 '세계 화폐전쟁, 그리고 화폐개혁' 편도 마찬가지다. 중국 주식시장의 붕괴와 위안화 평가 절하 문제를 정치적 맥락으로 짚었다.

기획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국보급 존재' 세 사람 덕!

팟캐스트는 수다를 떨 듯 이야기하는 형태다. 일상의 얘기인 친구나 상사 뒷담화 등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인공지능·주식·세계 경제 등을 수다로 녹여내기란 정말 어렵다. 전문 영역을 수다의 영역으로 용해해 내는 것은 '노유진', 이 세 사람을 따라올 사람이 있을까? 기획자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국보급인 세 사람 덕이다. 청취자들이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내가 기다렸던 얘기를 해주는 방송'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옥천신문> 편집장일 때와 비교한다면? 지금이 좋다!

펜 기자일 때보다 창의적인 활동(기획·편집 등)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한다. 언론인에서 정당인이 되면서 생경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하면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것 같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TV토론팀' 실무를 맡았다. 그러면서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 그 능력은 자신의 삶에서 나오는 것이더라.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중 대중 설득력을 가진 정당이 어딘가?'라고 묻는다면, '정의당'이라고 답할 것이다.

매체와 정당, 목적은 하나? '공감'이 핵심이다!

매체와 정당은 기본적으로 독자와 대중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우리 기사와 정책에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프레시안의 경우에는 조합원이 될 것이고 정의당은 가입하는 당원이 늘어날 것이다.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듣고 입당한 사람들이 실제로 많다. 특히 정당가입 추천인란에 '노유진'이라고 쓰는 사람이 많다.

<프레시안>을 평가한다면? 조합비 값 톡톡히 치르고 있다!

'주빌리 은행' 제윤경 대표를 인터뷰한 9월 15일 자 '2015년 추노(推奴) 이야기'는 <프레시안> 기사를 보고 기획했다. 인터뷰를 너무 잘했더라.(☞바로 가기 : "떳떳하게 말하자. 빚 못 갚겠다!") <프레시안>은 기자 자체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정치 외에 인문사회 분야의 다양한 주제를 인터뷰나 서평, 연재 등으로 녹여내고 있다.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기획하며 <프레시안> 기사를 많이 참고한다. 깊이 있는 기사가 1차 형태라면, '노유진'이 결합한 수다 형태로 2차 가공을 하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조합원으로 조합비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노유진'이 말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 배후는 '약오름'?

노회찬 : <노유진의 정치카페> 최대 무기는 백정현 피디 아니야?

유시민 : 무슨 소리! 내가 합류하면서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뜬 거지.

진중권 : 노회찬 전 대표와 유시민 작가가 <저공비행>이라는 이름으로 팟캐스트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안 떴다. 내가 합류하면서 떴지. 원래 한 번으로 끝날 거였는데, 반응이 워낙 좋아서.

유시민 : 6.4 지방선거 끝나면 안 하려고 했는데, 선거 끝났다고 방송을 바로 끝내면 뭐라고 할까 봐.

진중권 : 또 '선거 끝났다고 방송 그만 하는 것 아냐?'라는 글이 올라왔다.

유시민 : 그래서 우리가 약 올라서 '이대로 끝내면 안 된다. 조금 더 하자'라고 했다가 오늘까지 왔다. 하다 보니까 반응도, 내용도 엄청 좋아졌다. 지금은 언론 역할까지 한다.

진중권 : 다른 데 인터뷰할 이유도, 글 쓸 이유도 없다. 지난 '화폐개혁' 방송 다운로드가 200만 건 넘었다고 들었다.

노회찬 : 지금까지 전체 누적 다운로드만 8000만이라며?

유시민 : 11월 하순이면 다운로드 1억은 되겠네. 12월 초까지 10번 정도만 더 방송하면.


진중권 : 그 정도쯤이야.

노회찬 : 1억 다운로드되면, <노유진의 정치카페> 중국 진출하는 건가?

▲ 왼쪽부터 진중권 교수, 노회찬 전 대표, 유시민 작가. ⓒ백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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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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